프랑스에 한국문화 정수 알린다-한국문학포럼 내달7일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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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한국 현대문학을 프랑스 독자들에게 본격적으로 소개하는 「한국문학포럼」이 28일 오후7시(한국시간 29일 오전3시)프랑스 파리의 바스티유 국립오페라극장 올리비에 메시엥 홀에서 개막됐다. 이번 한국문학포럼은 프랑스 문화부와 국립도서센터가 87년부터 해마다 2~3차례 각국 문인들을 초청,해당 외국문학을 프랑스에 소개하는 「벨 에트랑제」(아름다운 이방인)행사의 하나로 마련됐다.
한국은 25번째 초청국가로서 아시아권에선 88년 중국에 이어두번째다.
개막식에는 이문열.고은씨등 프랑스측의 초청을 받은 한국문인 13명과 주최측인 장 세바스티안 뒤퓌이 프랑스 국립도서센터 회장을 비롯해 장선섭 주프랑스 대사,조성장 주프랑스 한국문화원장,파리의 출판.문화계인사 등 3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초청문인으로는 최인훈.박완서.김원일.윤흥길.조세희.이균영.
오정희.최윤.한말숙(이상 소설가),황동규.신경림(이상 시인)씨등이 참석했으며 이밖에 문학평론가 김윤식.김치수.이선영.윤지관씨 등이 자문위원으로 참가했다.
개막식은 뒤퓌이 국립도서센터 회장의 환영사와 장선섭대사의 답사에 이어 한국문학 번역가인 패트릭 모리스(성균관대)교수의 한국문학 소개,그리고 프랑스 문화부가 제작한 초청 문인 소개,다큐멘터리 영화 상영,리셉션의 순으로 진행됐다.
뒤퓌이 회장은 환영사에서 『문학 포럼은 작가들을 더 잘 이해시킴과 동시에 작품의 번역유도 및 독자층의 저변확대라는 기능을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프랑스 독자가 오늘의 한국문학,더 나아가 한국이라는 나라와 진정으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개막식에 이은 본 행사는 오는 12월7일까지 파리를 비롯한 프랑스 8대도시에서 작가와의 만남, 주제별 토론회, 시 낭송회등으로 다채롭게 벌어진다.
「한국작가와의 만남」은 1일 몽펠리에 시립도서관에서 신경림.
이균영씨가 참석하는 자리를 비롯해 프랑스 각지에서 모두 18차례 열린다.
「토론회」는 4일 프랑스 펜클럽에서 고은.김원일.조세희.윤흥길.최인훈씨 등이 참가,「문학과 참여」를 주제로 벌이는 행사등네차례 열리며 이자벨 라캉.아니 에르노.장 골팽 등 프랑스의 유명 문인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한국에서 파견된 국립국악원 연주단원들이 참가하는 「한국시 낭송회」는 5일 몰리에르극장 행사등 두차례 열린다.
이와는 별도로 이번 행사 후원사인 삼성문화재단이 기획한 「한국어린이 그림책 전시회」가 퐁피두센터에서,문화부와 주프랑스 문화원이 기획한 「한국 영화제」가 기메 박물관에서 11월 한달동안 열려 한국문화 열기를 조성하고 있다.
상영영화들은 모두 11편으로 조세희씨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고은씨의 『화엄경』,박경리씨의 『토지』등 우리 소설을 원작으로 한 것으로 상당수 프랑스 문화인들의 관심을 끌었다. 문학포럼에 대한 프랑스 현지의 관심도 높은 편이어서 르몽드지는 지난 24일 3페이지에 걸쳐 한국문학 소개 특집을,마가젱리테레르등 문학 잡지들도 참여작가의 프로필과 문학세계를 조명하는 특집을 각각 실었다.
그간 프랑스에서 프랑스어로 출판된 한국문학작가들의 작품은 이번 초청 작가들을 중심으로 모두 37권에 달하며,이문열씨의 경우 7권의 책이 프랑스어로 번역돼 3만여권이 팔려 인세만도 10만프랑(약1,650만원)을 받는등 서서히 독자층 을 넓혀가는추세다.
파리=조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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