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듀얼 모니터 대중화 앞당긴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3면

‘i3com’ PC는 22인치 모니터 위에 8인치 보조모니터가 달린 듀얼모니터를 채용했다. 인터넷을 하며 영화나 TV를 볼 수 있다.

탑헤드비전(www.topheadvision.co.kr)은 2001년 6월 IT 시장에 특이한 모니터를 선보였다. 15인치 일반 모니터 위에 6.4인치 액정화면이 하나 더 달려있는 이른바 듀얼모니터다. 당시 세계에서도 처음 선보이는 스타일이어서 이 모니터는 금세 IT 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국내는 물론 세계 여러 나라에서 특허도 받았다.

그러나 정작 소비자들은 시큰둥했다. 모니터 1대 가격이 130만 원으로 너무 비쌌기 때문이다. 당시는 국민PC라 해서 100만 원 대 저가 컴퓨터가 보급되고 있던 시기였다. 모니터 하나에 130만 원을 투자할만한 소비자는 그리 많지 않았다. 신문사·금융사·관공서 등에 고작 3000대 정도가 팔려나갔을 뿐이다. 수십억 원을 들여 야심 차게 준비했던 듀얼모니터 사업은 결국 실패로 막을 내렸다.

이 회사는 최근 듀얼모니터 기술을 기반으로 PC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듀얼모니터와 컴퓨터 본체를 결합한 일체형 PC ‘i3com’을 올해 하반기 중에 출시할 예정이다.

이은석 회장은 “기존 듀얼모니터는 출시 시기가 너무 빨랐던 감이 있다. 당시는 초고속인터넷 보급률도 저조했고 저가형 PC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시기여서 고가의 듀얼모니터는 경쟁력이 없었다. 하지만 요즘은 사정이 다르다. PC 한 대로 여러 가지 업무를 처리하는 시대인 만큼 듀얼모니터의 활용도는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요즘 듀얼모니터를 이용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기존에는 증권사·신문사 등 주로 기업들이 업무용으로 구입 했으나 최근 일반 소비자들도 많이 산다. 메인 화면으로 문서작업·인터넷 등을 하면서 동시에 보조 화면으로 TV를 보거나 영화감상을 할 수 있어 편리하기 때문이다. 문서작업을 하면서 창 전환 없이 사전을 찾아볼 수 있고 게임을 하면서 TV도 볼 수 있다. 듀얼모니터 수요가 늘면서 삼성전자도 최근 22인치 모니터에 7인치 보조 모니터를 추가한 모델을 선보이는 등 대기업들도 잇따라 듀얼모니터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탑헤드비전의 i3com PC에는 22인치 와이드 LCD 모니터 위에 8인치 보조 모니터가 달려있다. 마우스 커서가 두 화면을 자유롭게 움직여 창 전환이 편리하다. 보조 모니터에 100만개나 되는 국내외 인터넷 사이트를 링크 형태로 저장해 주소창을 이용하지 않고도 클릭 몇 번으로 간편하게 이들 웹사이트로 이동할 수 있는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i3com은 모니터 뒤쪽에 본체가 달린 올인원 스타일이다. 그러면서도 두께는 10㎝ 내외로 일반 모니터와 크게 다르지 않다. 사양도 최상급이다. 인텔 코어2듀오 2.4㎓ CPU와 DDR2 4GB 메모리를 채용했다. 320GB 하드디스크와 20배속 DVD±RW가 달려있다. 그래픽카드는 메인 모니터용으로 지포스 7600을 보조 모니터용으로 엔포스 630i를 채용했다.

고가의 듀얼모니터와 최고급 사양을 채용한 올인원 PC지만 가격은 150만 원대로 저렴하게 책정할 예정이다. 2001년 출시한 듀얼모니터가 높은 가격으로 일반 소비자에게 외면당했던 경험을 교훈 삼아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방식을 채택, 가격을 대폭 낮췄다고 회사 측은 소개했다.

탑헤드비전은 최근 IT 사업 외에 다른 분야에도 뛰어들었다. 회사 관계자는 “남미대륙 횡단철도 사업, 브라질 대두유 사업 등 건설·에너지 분야에도 진출해 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손혜정 객원기자 shonhj530@joins.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