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값만 연 1600억 … LG, 계열사에 대여료 수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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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지주회사인 LG는 지난해 사업을 벌이지 않고도 1600억원 넘게 벌었다. LG라는 이름을 빌려주는 대가로 계열사들로부터 받은 돈이다. LG뿐만 아니다. GS와 STX 같은 지주회사들도 지난해 이름 값으로 수백억원씩 벌었다.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LG는 지난해 LG전자 797억원을 포함해 22개 계열사에서 모두 1641억원을 받았다. 2003년 지주회사가 된 LG의 브랜드 수입은 2005년 1350억원, 2006년 1393억원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매출(광고 제외)의 0.2%를 받기로 했는데 계열사 매출이 늘면서 지주회사 브랜드 사용료 수입도 덩달아 늘었다. LG와 분가한 GS도 지난해 10개 계열사에서 209억원을 받았다. 또 STX와 대상홀딩스는 각각 147억원, 21억원의 브랜드 수익을 올렸다. LG 측은 “지주회사 LG는 LG 브랜드에 대한 지적재산권을 가지고 있다”며 “지주회사를 중심으로 브랜드 가치를 키우고 보호해야 하기 때문에 사용료를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SK·CJ 등 브랜드 사용료를 받지 않는 그룹도 있다. 하지만 조만간 사용료를 받을 것을 검토하는 곳이 적잖다.

SK 지주회사 관계자는 “지주회사로 전환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우리가 계열사들의 브랜드 가치 증대에 기여한 게 많지 않지만 이 체제가 자리를 잡게 되면 브랜드 사용료를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브랜드 사용료는 지주회사의 거의 유일한 수익원”이라며 “지주회사 시스템이 제대로 운영되려면 계열사가 적당한 수준의 이름 값을 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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