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풍 걸린 아버지 흉봤다" 경관이 이웃 부부에 총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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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관이 말다툼 끝에 동네 선배 부부에게 권총을 쏴 남편은 숨지고 부인은 중상을 입었다.

30일 오전 7시쯤 전북 김제시 금산면 원평리 D비디오 대여점에서 김제경찰서 금용초소 소속 李모(38)경사가 주인 高모(44)씨와 高씨의 부인(41)에게 실탄 5발을 발사했다. 이 사고로 高씨는 그 자리에서 숨지고, 부인은 병원으로 옮겨져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高씨의 둘째 딸(16.고1)은 "李경사가 아침 일찍 찾아와 엄마에게 욕설을 하면서 아빠를 찾았고, '잠을 자고 있으니 나중에 오라'고 하자 갑자기 엄마에게 총을 쐈다"고 말했다.

李경사는 범행 직후 인근의 금산사로 달아났다가 주차장에서 오전 8시30분쯤 경찰에 검거됐다. 李경사는 경찰에서 "전날 오후 7시30분쯤 비디오 가게로 찾아가 술을 마시던 중 高씨가 내 이혼 얘기를 하고 중풍을 앓는 아버지의 흉까지 봤다"며 "이튿날 아침까지 화가 풀리지 않아 죽이게 됐다"고 진술했다.

한편 경찰은 李경사를 검거하는 과정에서 술을 마시게 하고, 연행할 때 수갑도 채우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김제경찰서 관계자는 "흥분을 가라앉히고 범행 경위를 듣기 위해 소주 두 병을 사갔으며, 李경사가 이 중 한병 반 정도를 마셨다"고 말했다.

전주=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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