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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방시장 뚫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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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미개척 영역이던 미국 국방 조달시장에 한국 기업들이 참여할 길이 열리고 있다.

지난 29일 방한한 미국 국방부 수전 페이튼 차관보는 30일 KOTRA 오영교 사장을 만나 한국 기업들이 미 국방 조달시장에 참여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페이튼 차관보 일행은 또 이날 SKC 천안공장을 방문해 리튬폴리머전지 생산라인과 연구개발 센터를 둘러봤다. SKC 관계자는 "미 국방부가 2차전지의 한 종류인 리튬폴리머전지 120만달러어치를 시험구매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SKC와 지누스.서울스탠다드.삼성전자.코아블.풍산금속 등 6개 업체는 현재 외국기업 방산제품의 기술 수준을 시험하는 미 국방부의 '외국비교시험'(Foreign Comparative Test.FCT) 절차를 밟고 있다. 이들 업체는 위성추적 낙하산, 대형 디스플레이 시스템, 군용 노트북 컴퓨터 등의 납품을 추진 중이다.

FCT는 기술 경쟁력이 있는 외국 제품을 골라 미국 제품과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게 해주는 테스트다. FCT를 통과한 업체의 67% 가량이 미 국방부와 대량 구매 계약을 체결한다.

KOTRA 유종현 시장개발팀장은 "지금까지 미 국방분야 조달시장에 주로 영국.독일.프랑스.스웨덴.이스라엘.캐나다 업체들이 참여해 왔으나 한국 업체들이 FCT를 통과하면 미 국방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KOTRA도 미 국방 조달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기업들을 위해 이달 중 록히드마틴.레이시온 등 5대 국방 조달업체들의 전자상거래 사이트와 구매 절차를 상담하는 상담회를 마련한다.

한국 기업들은 그동안 미국의 지방정부나 연방정부 조달시장에는 간헐적으로 납품을 해왔으나 국방 조달시장에는 전혀 참여하지 못해왔다. 2002년 미국 국방 조달시장은 1544억달러 규모로 같은 해 한국의 전체 대미 수출액수(356억달러)의 4.3배에 달한다. 9.11 테러 여파로 갈수록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간 7000억달러에 달하는 미국 정부조달 시장도 기회가 많다. 유팀장은 "국방시장과는 달리 미국의 일반 정부조달 부문은 소수계.여성.중소기업에 25%의 가산점을 주고 있어 미국 원청업체만 잘 잡으면 얼마든지 진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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