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불산업단지, 이제 힘솟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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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철구조물 업체인 ㈜유일은 지난해 8월 전라남도 대불산업단지로 공장을 옮겼다.부지 6000평을 빌리는데 연간 6백40만원을 낸다.영암군 나불리에 있는 이 공단의 외국인기업전용단지에 둥지를 튼 유인숙 사장은 “이 만한 땅을 사려면 평당 30만원씩 계산해도 20억원이 족히 들어 갔을 것”이라며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인천 남동공단에서 젓갈류 가공식품을 만드는 두남식품은 제2공장 부지를 찾다가 3년 전 본사와 300여㎞나 떨어진 이곳에 입주했다.

이 회사 남정중 사장은 "평당 250만~300만원인 남동공단에서 공장을 늘리려면 자금부담이 커 평당 25만원에 불과한 이곳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대불산단은 1997년 350만평의 부지에 터를 닦았다. 그러나 산업 기반시설이 턱없이 부족해 기업들이 등을 돌렸다.

최근 들어 서해안고속도로가 뚫리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공장 입지여건이 나아진 데다 분양 가격도 저렴해 분양이 활기를 띠고 있다.

1월 말 현재 분양률이 50%를 넘어섰다.

공단 조성 7년 만의 일이다. 외국인전용단지를 합쳐 분양 면적은 84만2000평에 이른다.

기계.철강.석유화학.비금속.제지 등의 업체가 94개 공장을 가동 중이며 25개 공장 건설이 한창이다. 특히 최근 2년간 43개 업체가 입주했다. 2002년 11월 지정된 자유무역지역도 곧 조성될 예정이다. 도로.항만.철도 등 기반시설도 확충되고 있다. 화물트럭이 서해안고속도로를 타면 8시간30분이 걸리던 목포~서울 구간을 6시간 남짓에 주파할 수 있다.

대한통운 목포지점 유환기 부장은 "기름값이 최근 가파르게 올라 물류비 부담은 줄지 않았지만 서울.경인지역을 수월하게 오가는 도로망이 잘 갖춰져 대불산단의 물동량이 크게 늘 전망"이라고 말했다. 오는 5월 완공되는 목포 신외항은 3만~5만t급 선박 4척을 동시에 접안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다. 지난 12일에는 대불산단에서 호남선 무안 일로역을 잇는 서남권 신산업철도(12.4㎞)가 뚫렸다.

저렴한 땅값과 편리한 입주 조건도 대불산단이 내세우는 강점이다. 공장용지 분양가 평당 25만~30만원은 국가산업단지 가운데 최저 수준이다. '중소기업특별지원지역'으로도 지정돼 일반 공장용지 분양금을 무이자로 5년간 나눠 낼 수 있다. 일시불로 납부할 경우 분양금 할인 혜택도 받는다. 외국인전용공단은 ㎡당 임대료 27원으로 50년간 사용할 수 있다.

한국산업단지공단 심명주 대불지사장은 "앞으로 1~2년 내 무안국제공항이 개항하고 전남도청도 이전하는 등 대불산단 주변의 배후 시설이 더욱 확충될 것"이라며 "서해안 시대를 맞아 대불산단의 가치가 점차 인정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목포=구두훈 기자
사진=양광삼 기자 <yks233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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