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투쟁 칼 빼는 민주당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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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호 06면

통합민주당이 1일 서울 명동과 광주의 당원 규탄대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장외투쟁에 돌입한다. 민주당 지도부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협상을 촉구하며 부산·충청 등 전국에서 장외집회를 강행할 방침이다. 특히 명동 대회에 참석한 민주당 인사들 중 일부는 인근 청계광장과 광화문 일대에서 열리는 촛불 집회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31일에는 김상희 ‘쇠고기 재협상 대책추진본부’ 공동본부장과 천정배·송영길·강기정·김재윤 의원 등 11명의 소속 의원이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열린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주최 규탄대회와 시청 앞 광장 촛불 집회에 참석했다. 사실상의 장외투쟁이다.

청와대 민심 수습책 검토 불구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고시 발표 이후 악화된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 인사 쇄신을 포함한 대대적인 국정 쇄신책을 준비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 한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31일 규탄대회에 참석한 강기정 의원은 “이명박 정부가 쇠고기 문제에 대해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대책을 먼저 내놓은 다음에 국정 쇄신이 필요한 것”이라며 “장·차관 몇 명 자른다고 국민이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수입위생조건 고시를 하지 말라고 했는데도 정부가 이를 강행했다”며 “오는 7월 부시 미국 대통령의 방한도 예정된 만큼 잘못된 협상을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3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고시 발표 강행을 보면서 미국산 쇠고기를 먹이기 위한 계엄이 선포됐다는 기분이 들었다. 이명박 정부는 쇠고기 재협상 없이 적당히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잘못을 범하지 말라”고 발언 수위를 높인 손학규(사진) 대표도 강경한 입장을 이어갔다. 손 대표는 31일 인천 서구청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훈국 후보의 지원 유세에 나서 “온 나라가 지금 미국산 쇠고기 파동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며 “국민 건강과 검역 주권을 내다 판 현 정부에 국민의 뜻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이번 6·4 재·보선을 통해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주한 부대변인은 “정부가 쇠고기 재협상 수준에 해당하는 대책을 내놓기 전에는 장외집회를 통해서라도 국민의 생명 보호에 나서야 한다”며 “81석밖에 안 되는 야당으로서는 국민과 힘을 합쳐 정부에 맞설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청계광장에서 사흘째 단식 농성을 벌인 천영세 대표 등 민주노동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국민이 매일 밤 7시부터 2시간 동안 각 가정에서 고시 발표에 항의하는 촛불을 밝힐 것을 제안했다. 진보신당은 이명박 대통령과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에 대한 국민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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