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경남을 소개합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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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 찍고, 거제 찍고, 통영 찍고, 창원 찍고…. 경상남도 일대의 거의 모든 지역을 한 손에 꽉 쥐고 있는 여자가 있다. 바로 마산 MBC <생방송 전국시대>의 이민영 리포터가 그 주인공이다. 맛깔스러운 진행과 어디가 됐든 겁 없이 일단 떠나고 보는 이민영 리포터에게서 경남의 맛과 멋에 대해서 들어보았다.

Walkholic(이하 WH) 자신의 소개를 시원스럽게 해 달라.
이민영 리포터 (이하 이) 안녕하세요. 마산 MBC 친환경 리포터 이민영입니다. 현재 <생방송 전국시대>의 ‘친환경 리포터’ 이민영입니다! (웃음) 내 입으로 항상 ‘친환경 리포터’라고 말하고 다닌다. 내가 가는 곳은 어디든 ‘경남 대표 청정지역’이기 때문이다. 지역 홍보대사를 자처하는 셈이다. 지금껏 1년 10개월 쯤 여기저기 두 발로 직접 찾아다녔다. 아직도 가야할 곳이 더 많다. 첫날 촬영하는 날부터 ‘아버님’, ‘어머님’ 소리가 자연스럽게 나오더라. 붙임성은 타고 난 것 같다. 물론 어디를 가나 딸처럼, 손녀처럼 아껴주시니까 가능한 일이지만.

WH 자칭 친환경 리포터인 만큼 가볼 만한 곳을 추천해 달라. 기억에 남는 곳이어도 좋다.
이: 내가 경상남도는 확실히 잡고 있다. 거창, 거제, 통영, 창원, 김해, 마산, 고성, 의령, 함안, 밀양, 진해, 창녕 등 경상남도 20개 시 군은 발도장을 꾹꾹 찍었다. 산촌, 어촌, 농촌 중에서도 교통수단의 혜택을 많이 누리지 못하는 곳에 주로 다닌다. 그러다 보니 직접 걷고 또 걸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거창 송이버섯을 취재하러 갔을 때를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송이버섯 밤도둑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래서 전날 밤 마을 어르신들과 함께 천막에서 11시까지 망을 보고 다음날 새벽 4시 30분에 산으로 올라갔다. 그런데 아무리 올라가도 송이버섯이 보이지 않더라. 정상에 오를 때까지 아마 세 시간 쯤 걸었나 보다. 같이 올라간 마을 어르신들이 “다 왔어. 얼마 안 남았어. 조금만 더 가면 돼” 하는 얘기를 곧이곧대로 믿었던 거다. 그런데 실제로 그 어르신들에게는 그게 얼마 안 되는 거리이긴 했다. 특별히 요란스럽게 운동하러 다니지 않아도 그렇게 일상적으로 많이 걸어 다니시니까 다른 사람들보다 더 건강을 유지하는 것 같았다. 그래도 아휴~ 지금 생각해도 참 끝나지 않는 길이었다.(웃음) 그런데 그렇게 이런 저런 고생을 하지만, 그 덕분에 몸에 좋다는 특산물은 다 먹어 본 것 같다.(웃음)
소매물도 역시 빼놓을 수가 없다. 두 번째 촬영을 거기서 했다. 게다가 거기서 내가 맡은 임무는 수중 리포팅이었다. 물 공포증이 있었는데 두 눈 딱 감고 용기를 내봤다. 바다 속에서 들여다보는 세상은 무섭기보다는 놀라웠다. 지상과는 전혀 다른 아름다움이 펼쳐져 있었다. 여러분들도 기회가 된다면 소매물도에서 꼭 한번 스킨스쿠버를 해보기 바란다.
물 밖에 나와서는 소매물도의 차가운 한여름 밤을 고스란히 겪었다. 소매물도는 여름에 비가 내리면 밤 기온이 매우 낮다. 도저히 안 되겠어서 새벽에 일어나 열풍기를 켰는데, 이게 고장이 났는지 따뜻한 바람이 전혀 안 나오는 거다. 밤새 고생을 했는데, 아침에 일어나서 사정을 알아보니 소매물도에는 새벽이 되면 전기가 끊긴다고 했다. 전기를 절약하기 위해서라는 얘기를 들었다. 이런 생활을 내가 또 어디 가서 해볼 수 있겠나. 몸은 고생스러웠지만 두고두고 잊히지 않는 기억이다. 새까만 하늘, 맑은 별, 차가운 공기, 그리고 이제는 영화 속에서나 존재할 것 같은 소박한 마을 풍경과 넉넉한 인심…. 여행에서 이런 걸 체험하고 싶은 분이라면 소매물도를 꼭 추천한다. 물론 마음은 단단히 먹어야 한다. 그게 꼭 낭만적이지만은 않으니까. 집요하고 끈질기게 달려드는 모기 녀석들과 전쟁을 벌일 마음도 단단히 먹어야 한다.(웃음)

WH: 경남을 대표하는 먹을거리로는 뭐가 있을까요?
이: 통영에 오는 분들은 신선한 회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당연히 통영 회는 최고다. 괜히 유명한 게 아니다. 하지만 다른 지역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끝내주게 맛있는 먹을거리도 있다. 통영에 오게 도면 꼭 ‘꿀빵’과 ‘우짜’를 드시기 바란다.
꿀빵은 벌써 이름만 들어도 맛있는 것 같지 않나?(웃음) 멀리서 일부러 꿀빵 드시러 오는 분들도 꽤 있다. 속에 팥이 들어 있는 도너츠빵이다. 꿀이 빵을 감싸고 있어서 달콤하면서도 부드럽고 또 담백하다. 직접 먹어보지 않으면 절대 상상할 수 없는 맛이다. 그러니까 꼭 와서 드셔봐야 한다. 하루에 정해진 양만 만들기 때문에 일찍 서두르지 않으면 다음날까지 기다려야 한다.
꿀빵이 주전부리라면 우짜는 식사로 최고다. 눈치 빠른 분들은 아마 짐작했을지도 모르겠는데, 우동이랑 자장이랑 합친 음식이다. 국물이 있는 자장이라고나 할까? 얼큰하면서도 시원한 자장면 맛이다.
도다리 쑥국도 끝내준다. ‘방풍’이라는 봄나물도 향이 독특하고 맛다. 통영은 식도락 여행만 해도 시간이 부족할 정도다. 한마디로 통영은 ‘맛있는 도시’다.
여행지가 의령, 창녕, 함안이라면 소고기 국밥을 꼭 추천한다. 근처에 우시장이 있어서 다른 국밥과는 달라도 한참 다르죠. 김해에서는 낙동강에서 팔딱팔딱 막 잡아 온 장어구이를 꼭 맛봐야 한다. 진해에는 진해 콩요리를 빼놓을 수가 없다. 보통 식도락이라고 하면 전라도를 많이 꼽고 경상도는 제쳐두곤 하는데, 끝내주게 맛있는 요리가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장치선 객원기자 charity1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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