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레포츠>모터 패러글라이딩-박계동 의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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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8면

『진작 배울 걸 그랬나봐요.앞으로는 선거때 걸어다닐 필요없이모터패러글라이더를 타고 유세해야겠어요.』 노태우 전대통령의 비자금을 처음 폭로한 박계동(43.민주당)의원.연일 숨가쁘게 돌아가는 정치 소용돌이 속에서 잠시 세파를 떠나 조인(鳥人)이 됐다.도전한 레포츠는 모터패러글라이딩.패러글라이더에 모터를 장착,지상에서 바로 이륙할수 있는 최첨단 스카이 레포츠다.
지난 12일 오전11시 강동대교 북단 고수부지.그가 수행원.
운전기사 없이 혼자 나타났다.스카이라이더스의 성윤모(38)회장.박선영(24.여)교관이 그를 맞았다.
『우선 비행복과 활공화를 착용하세요.』허허벌판에 썰렁하게 서있는 함바 옆에서 살짝 몸을 가리고 갈아입었다.이날 훈련은 먼저 패러글라이딩을 연습한 후 모터를 착용하고 이륙하는 2단계방식으로 진행됐다.헬멧을 쓰고 조작방법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막상 실전에 들어가려는데 정작 바람이 없다.윈드 색(바람의 방향.양을 측정하는 계기)이 풀이 죽어 있다.
『오늘은 바람이 없으니 캐노피를 펼치기 위해선 50쯤 전력질주해야 합니다.』브레이크 코드(착륙 줄)와 앞 라이저(낙하산줄뭉치)를 움켜쥔 그가 심호흡한 후 냅다 뛰었다.실패.낮12시30분까지 라이즈 업을 했다.갈증도 나고 배도 고팠다 .준비한 햄버거와 음료수로 간단히 요기했다.
『80년 5월 시위주도로 수배됐었어요.검거를 피해 전남고흥에서 낚싯배 타고 일본으로 밀항하려 한 적이 있었습니다.결국 실패했지요.당시 모터패러가 있었더라면….』휴식시간에 수배.도피생활을 재미있게 풀어놓았다.비자금에 대한 「보따리」도 흥미로웠다. 오후1시30분쯤 모터를 메고 본격적으로 라이즈 업에 들어갔다.모터는 20마력에 250㏄.무게만 16㎏이다.웬만한 사람도짊어지면 어깨가 휘청거린다.평소에 특별한 운동을 하지 않는다는데도 거뜬히 메고 라이즈 업을 했다.
3시쯤 돼서 이륙을 시도하려고 했지만 바람이 여의치 않았다.
서풍이 불었는데 베테랑도 이륙하기엔 좋지 않은 바람이었다.成회장이 『시도하는 용기도 필요하지만 포기하는 용기도 중요하다』고판단을 내렸다.『총선이 끝나고 나면 내년 4월엔 꼭 클럽에 가입해 하늘을 날겠어요.』오후3시30분 그가 굵은 땀방울을 훔치며 아쉬워했다.
〈스카이라이더스 (02)631-8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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