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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비상사태 감정적 행동 삼가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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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 남덕우(오른쪽에서 둘째)씨 등 전직 국무총리 13명이 29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탄핵심판과 총선을 앞두고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위협할 수 있는 행동을 자제해줄 것을 호소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남덕우씨 등 전직 국무총리 13명은 29일 "현재의 국가적 상황이 한국의 국가 이념인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질서를 위협할 수 있는 심각한 비상사태"라며 "모든 정당과 시민단체는 대한민국의 국가적 정체성을 훼손하는 어떠한 행위도 자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직 총리들은 이날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표한 호소문에서 "국민의 최고 대의기관인 국회의 탄핵안 가결로 대통령이 직무가 정지된 헌정 초유의 사태는 매우 불행한 일"이라며 "그러나 이를 한국 민주주의를 더 높은 경지로 발전시킬 수 있는 역사적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전직 총리들이 기자회견을 통해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한 것은 처음이다.

이들은 "고건 대통령 권한대행은 헌법이 부여한 대통령의 모든 권한을 행사해 총선이 원만하게 치러지도록 엄격한 법 집행과 공공질서 확립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면서 "탄핵 사태에 관련된 노무현 대통령과 정치권의 모든 당사자들은 겸허한 자세로 국가의 안정 도모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전직 총리들은 최근 중하위 공무원들의 잇따른 시국선언 발표 등과 관련해 "모든 공직자는 정치적 중립을 지키고 기강해이로 야기되는 국정혼란 방지에 충실히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국민 여러분은 어떠한 감정적 행동도 삼가고 오늘의 사태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각자 노력해 주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전직 총리들의 기자회견은 현승종 전 총리(한림대 석좌교수)가 주도적 역할을 했다.

玄전총리는 회견 배경에 대해 "사회적으로 불안한 상태이기 때문에 현재 정치에 몸담고 있지 않은 전직 총리들이 의견을 모아 호소문을 발표하게 됐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는 南.玄전총리 외에 강영훈.이홍구.정원식.노재봉.황인성.이영덕 전 총리 등 8명이 참석했으며, 신현확.유창순.노신영.이수성.이현재 전 총리는 호소문에 서명했으나 건강 및 개인적 사정 때문에 불참했다.

이철희.배노필 기자<chlee@joongang.co.kr>
사진=임현동 기자 <hyundong3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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