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해외여행>남태평양 섬나라 통가 발길마다 원시 비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8면

남태평양의 조그만 섬나라 통가는 입헌군주제 국가다.인구라야 고작 10만명도 안된다.남태평양의 휴양지인 타히티.서사모아.피지의 명성에 가려 우리에게는 생소하다.
평소 사람의 발길이 뜸한 수도 누쿠알로파의 선착장옆 공터는 1주일에 한번 장이 서는 토요일이면 사람 사는 맛을 느끼게 해준다. 장터에는 각종 과일을 들고 나온 여자들로 붐빈다.통가인들의 주식(主食)인 뿌리열매 「따로」를 비롯해 어린애 머리통만한 고구마와 각종 열대과일을 쌓아놓고 손님을 기다리는 백발의 노파와 좌판에 화장품 몇개만 달랑 올려놓고 싱글벙글 웃 는 뚱보아줌마,갓잡은 생선과 말린 문어를 걸어놓고 파리떼를 쫓기에 바쁜 생선가게 아줌마.50~60년대 우리의 시골장터와 너무 비슷하다.모두 정겨운 모습들이다.
통가에는 타파(TAPA=석조)문화가 발달했었다.1,000년전높이 6나 되는 거대한 돌문(門)인 「하몽가」를 만들었다.1년에 한번 동짓날이면 하몽가 중앙으로 해가 떠오른다.통가인들이 하몽가를 만든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역사학자들은 신앙과 관련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랑기」는 통가의 돌무덤으로 무게가 자그마치 10이 넘는다.
통가에는 현재 5기가 있다.그중 누쿠알로파에 있는 하나만 관람이 가능하며 나머지 네개는 정글속에 있다.거석문화의 대명사인 영국 스톤헨지를 능가할 정도의 규모여서 지금도 학 계에서는 불가사의의 하나로 여기고 있다.
통가는 1777년 제임스 쿡선장에 의해 발견되기 전까지 타히티와 피지를 다스렸다.오랜기간 전쟁을 치렀기에 다분히 호전적이다.지금도 폴리네시안의 순수 혈통을 지키고 있으며 그들만의 문화를 간직하고 있다.
격렬한 몸놀림으로 추는 통가의 민속춤.경쾌한 타악기에 맞춰 무릎을 흔들며 한발 한발 앞으로 나가는 모습에서 통가인들의 민족성을 엿볼 수 있다.통가인들은 야자잎으로 돗자리처럼 짠 전통의상 「다바라」를 입는다.
검정 천을 긴치마처럼 허리에 한바퀴 돌려감고 그위로 다바라를무릎까지 두른다.마치 거적을 쓰고 다니는 거지처럼 보인다.그러나 보면 볼수록 디자인이 정교하고 종류도 다양해 세련된 패션으로 돋보인다.특히 여성용 다바라는 관광객들에게 인기높은 토산품으로 손꼽힌다.
통가인들의 눈여겨 볼만한 것중 하나가 묘지문화다.사람이 죽으면 집앞 뜰이나 마을 공동묘지에 묻고 모래로 봉분을 쌓는다.잡초의 성장을 억제하고 비바람에 봉분이 쓸려내려도 쉽게 조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