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섬업계 항암제개발 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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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한일합섬.코오롱.선경인더스트리.삼양사등 화섬4사가 「본업」인섬유업외에 항암제(抗癌劑)의 연구개발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있다.먼저 상품화,높은 수익을 선점하자는 전략이다.
사업다각화를 위해 생명공학분야에 뛰어든 이들 4사는 지난 수년간 항암제 상품화의 1단계인 기초물질 개발에 잇따라 성공을 거둔 뒤 현재 2단계(상품화 前단계)임상시험을 진행중이다.
이들이 개발중인 항암제는 서로 용도가 비슷해 연구개발과정의 비밀유지와 타사의 연구진척 상황을 파악하려고 마치 첩보전을 방불케하는 신경전까지 벌이고 있다.
한 업체가 먼저 상품화에 성공하고 나면 나머지 업체들은 그간의 투자노력이 헛수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항암제 상품화 1단계에서는 선경인더스트리가 91년 백금착제 항암제의 기초물질 개발로 선두를 차지했고 그후 한일합섬(94.
3 알파뮤테인),삼양사(95.9텍솔),코오롱(95.10 RRC128-2)이 뒤를 이었다.
개발착수는 선경인더스트리(89.1),코오롱(89년 하반기),한일합섬(91.3),삼양사(94.6)의 순이었었다.
4사는 현재 각각 인체적용 가능성을 입증하기 위한 임상시험을벌이고 있는데 누가 먼저 성공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는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선경은 현재 서울대병원등에서 진행중인 임상시험을 조만간 끝내고 97년께 상품화에 나설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제품에 대한 권리를 인정받기 위해 국내를 비롯한 35개국에 특허를 출원중이다. 한일합섬은 산하 한효과학기술원의 70여명 연구진을 총동원,97년까지 임상시험을 끝내고 98년부터 상품생산을 시작할 방침.상품화를 위한 연구개발에 100억원이상을 투입하기로 했다.
삼양사와 코오롱도 각각 97년말까지 50억원씩 연구비를 들여임상시험을 지원하며 98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화한다는 계획이다. 화섬업체들이 항암제 개발사업에 이처럼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이 사업이 일단 상품화에 성공하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되기 때문.
일본의 화섬업체인 도레이사의 경우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항암제 판매비중이 5% 남짓인데 비해 전체 순익에서 차지하는 항암제 판매이익은 20%이상이나 되는 고부가가치 사업이라는 것이다. 한일합섬은 98년이후 항암제인 「알파뮤테인」판매목표를 전체매출의 10%이상인 1,500억~2,000억원으로 잡고 있으며 삼양사등 나머지 업체들도 상품양산 이후 항암제사업의 비중이연간 총매출의 10%이상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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