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씨 부정축재 사건-김옥숙씨 소환되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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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검찰이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의 동생 재우(載愚)씨를 불러 조사한데 이어 부인 김옥숙(金玉淑)씨등 직계가족 소환조사까지 거론하자 연희동은 올것이 왔다는 불안과 긴장감에 휩싸인 분위기. 부인 金씨는 비자금사건 초반부터 盧씨와는 다른 통로로 「딴주머니」비자금을 챙겨왔다는 의혹을 받아왔다.특히 盧씨의 비자금조성 과정.실명전환.은닉부동산.스위스은닉자금등의 정보를 적잖이알고 있을 金씨의 검찰조사가 미칠 파장에 측근들조 차 적잖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초점이 될 金씨의 사법처리여부에 대해서는 일단 『가능성이 적다』는 게 측근 율사들의 전망이자 기대다.
盧씨의 측근인 김유후(金有厚)전사정수석은 『만일 부인에 대한조사가 이뤄진다면 盧씨의 비자금조성 과정과 자신의 비자금조성 여부를 참고조사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金씨는 이현우(李賢雨)전경호실장의 주선으로 그녀의 생일날 대기업총수 부인들을 청와대로 불러 인사명목의 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金전수석은 『만일 영부인이 직접 돈을 받았더라도 본인은 처벌치 않는 게 사법처리의 관행』이라는 주장을 펴고있다.즉 金씨가받은 돈은 결국 盧전대통령의 위치에 의해 받은 것이고 그돈이 「뇌물성」이라하더라도 처벌은 盧씨에 국한된다는 논리다.공무원부인이 건네받은 뇌물성 돈은 그 공무원의 처벌로 종결된다는 게 盧씨측의 기대인 셈이다.
그러나 다른 측근들은 金씨가 당시 이권특혜를 알선하며 적극적으로 돈을 요구했거나 盧씨의 비자금조성을 방조.교사한 「공범(共犯)」관계를 검찰이 입증한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우려를 감추지 않고 있다.특히 盧씨의 명백한 뇌물수수 를 알고 金씨가 공동으로 참여하거나 방조한 사실을 검찰이 굳이 옭아매면 뇌물죄의 「공범(방조범)처벌」도 있을 수 있다는 게 연희동측의우려인 셈이다.
반면 스위스비자금에 대해서는 『애당초 없다』는 게 盧씨측의 현재 주장이라 검찰.외무부의 조사결과외에는 새사실 확인이 어려울 전망이다.또 『부인 金씨가 93년 거액을 실명전환하려 했다』는 설(說)에 대해선 확인이 돼도 「실명거래긴급 명령」(실소유주는 처벌면제)에 따라 형사처벌은 면하리라는게 盧씨측의 기대섞인 관측이다.
한편 盧씨 가족들의 소환방침이 전해진 12일 측근들조차 盧씨내외를 찾지 않아 부인 金씨등 가족부분은 말꺼내기 어려운 「뜨거운 감자」임을 여실히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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