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눈이 어두워지다,눈이 뒤집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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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目(め)が くらむ.
눈이 어두워지다,눈이 뒤집히다.
「구라무(くらむ)」라는 동사는 현기증이 나거나 빛이 너무 밝아 눈이 어찔해질 때 쓴다.그런데 세태 탓인지,메가 구라무하면요새는 욕심에 눈이 어두워지거나 속된말로 눈이 뒤집혔다고 할 때 많이 쓴다.그래서 「돈에 눈이 뒤집혀 사람을 죽이다」「재산에 눈이 어두워져 결혼하다」등의 말을 종종 듣게 된다.
남자의 재산에 홀려 사랑하지도 않는 남자와 결혼하는 여자들은예부터 많았다.우리나라에도 너무 유명한 『이수일과 심순애』는 일본의 『곤지키야샤(金色夜叉.こんじきやしゃ)』라는 소설의 번안물이다.심순애는 사랑하는 이수일을 버리고 다이아 몬드에 눈이 홀려 김중배와 결혼한다.그런데 요새는 여자(쪽 집안의)재산에 홀려 진짜 애인을 버리고 부자 여자와 결혼하는 남자도 많은 모양이다. 『곤지키야샤』가 나온 김에 한마디.이 소설의 무대가 된 곳은 일본의 아타미(熱海.あたみ)라는 유명한 온천이다.아타미는 우리나라 사람들도 많이 다녀온 모양이다.
여기에 가면 소설의 남자 주인공 간이치(貫一)가 그 아래서 복수를 맹세했다는 소나무가 있다.물론 소설에서 따서 관광객을 끌어 모으기 위해 심은 나무다.
또 신칸센(新幹線)을 타고 가다 보면 아타미 성(城)이라는 성도 나오는데 이것 역시 가짜다.어느 나라든 관광지에는 진짜 같은 가짜가 참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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