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소련 시절로 돌아가나' 러 공산당 총선 대약진 예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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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러시아는 과연 다시 공산당의 수중에 떨어지는 것일까.
볼셰비키혁명 78주년을 맞은 러시아에선 요즘 12월17일로 다가온 총선에서 공산당이 승리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또 내년 봄 실시될 대통령선거에서도 좌파성향의 지도자가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없지않아 러시아개혁의 좌절과 후퇴 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최근 잇따라 발표되고 있는 여론조사 결과에따르면 공산당은 정당별 지지율에 있어 확고부동한 1위를 차지하고 있다.볼셰비키혁명 기념일이었던 지난 7일엔 모스크바 중심가에서 공산당등 좌파 지지자 5만여명( 내무부 발표 1만5,000명)이 참가한 대규모 시위가 열려 기세를 올리기도 했다.
공산당에 대한 저항감을 가졌던 국민들의 정서에도 많은 변화가나타나 78년전의 볼셰비키혁명 필요성에 대한 질문에서 40%가긍정적인 대답을 했다.
최근 계속 하락하고 있는 생활수준도 옛 소련시절에 대한 향수를 확산시키고 있다.이런 가운데 개혁세력은 총선을 1개월여 앞둔 현시점에서 분열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개혁의 최후 보루로 간주되는 보리스 옐친 대통령은 심장질환으로 쓰러져 11월말까지 요양해야 하므로 가장 중요한 기간에 역할을 할 수 없다.중앙선관위가 자유주의정당 야블로코 블록과 다른 정당의 선거등록을 거부했던 해프닝에 대해서도 「선거연기및 취소를 노린 크렘린의 음모」라는 분위기가 확산돼 여론의 기류도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때문에 시장경제로의 전환과정에서 부를 축적하고 이득을 봤던 세력들은 공산당 및 좌파의 약진에 위기감을 느끼고 총선및 대선연기를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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