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빈암살 남의 일 아니다"-日,APEC 경호 초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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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과격파의 테러.게릴라활동을 미연에 방지하는데 협력해 주십시오.수상한 사람이나 물건.차량이 보이면 즉시 경찰에 신고해 주세요.』 라빈 이스라엘 총리가 암살된 다음날인 6일 일본 경시청(경찰청)은 이례적으로 오사카(大阪)아태경제협력체(APEC)회의기간중 경찰의 경호.경비업무에 협조해달라는 내용의 일간지 광고를 냈다.
오는 16일 오사카에서 개막되는 APEC에는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을 비롯,18개국 지도자가 참석한다.
회의 직전 돌연 발생한 라빈 총리 암살사건으로 일본 공안당국에 초비상이 걸렸다.
영빈관과 각국 대표단 숙소가 있는 오사카 뿐이 아니다.일본 경찰은 6일 오후 수도인 도쿄(東京) 중심가의 주요 기관에 대해서도 일제 점검을 겸해 경비협조를 당부했다.
프레스센터에 있는 중앙일보 일본총국에 들른 경찰은 『만일에 대비해 대회기간 중에는 문을 안으로 잠그고 근무해달라』고 거듭당부했다.
요인경호 비상령은 테러조직의 잠재적 위협 때문만이 아니다.지하철 독가스테러,도쿄도청 소포폭발물 사건,경찰청장 저격사건을 일으킨 혐의를 받고 있는 오움진리교에 대한 경계감도 큰 요인이다. 도피중인 오움교 간부신도들이 사제총기.폭발물과 독가스를 무기로 몇몇 국가원수를 노린다는 소문이 떠돌아 경찰을 더욱 긴장시키고 있다.일부 주간지는 「오움교의 APEC요인 테러계획」을 크게 보도하기도 했다.이 때문에 일본경찰의 APE C 경호경비본부는 자체 경찰력 1만3,000명에다 다른 지방에서 지원받은 인원을 합친 2만5,000명을 동원,경계를 한층 강화했다. 정상회담이 열릴 오사카 영빈관의 창문은 1억2,000만엔(약 9억6,000만원)을 들여 제작한 두께 4㎝의 방탄유리로 만들어졌다.13일부터는 시내 중심부의 교통이 통제되며,오사카로통하는 간사이(關西)공항의 출입도 제한될 예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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