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씨 부정축재 사건-금진호 커넥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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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의 거대한 비자금 연결고리에서 금진호(琴震鎬)의원의 역할은 무엇이었을까.
琴의원은 7일 오후 검찰에 출두해 조사를 받았다.그가 소환된표면적인 이유는 이현우(李賢雨)전경호실장의 부탁을 받고 盧씨의비자금중 900여억원을 한보그룹과 대우그룹이 불법 실명전환하도록 다리역할을 한 때문이다.
琴의원은 이들 그룹에 실명전환을 중개하면서 만난 인물및 일시.장소등을 이날 검찰조사에서 대부분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盧씨의 비자금을 전달하는 대상으로 왜 이들 2개 기업을 택했는지에 대해서도 검찰에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보그룹 정태수(鄭泰守)총회장의 경우 입이 무거운 점등이 고려되는등 盧씨가 이들 2개 기업 총수를 가장 믿을만한 기업인으로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게 검찰의 전언이다.盧씨 비자금을 실명전환해주는 대가도 빠질 수 없는 대목이다.이 돈을 연리 8.5%에 5년거치 이후 매월 100억원씩 원금과 이자를 갚는 조건으로 쓸 수 있도록 해준 것이다.검찰은 琴의원이 과연 비자금 실명전환 중개역할만 했겠느냐는 의문을 갖고 있다.검찰은 琴의원이 盧씨 비자금을 조성하는데도 개 입한 것으로 보고 추궁했으나 琴의원은 완강히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琴의원은 盧씨의 손아랫동서일 뿐만 아니라 5공 시절 상공부장관을 지냈고 6공들어 무역협회 고문으로 재임했다.
이런 관계로 6공시절 이원조(李源祚)전의원은 「금융계의 황제」로,琴의원은 「재계의 대부」로 불렸다.재계에 관한한 琴의원의영향력이 상당했다는 점에 검찰은 유의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琴의원이 盧씨 비자금의 실명전환을 알선했을뿐만 아니라 盧씨 비자금을 조성하는데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李전경호실장으로부터 『전체 비자금 5,000억원중 상당 부분의 조성에는 내가 기업총수.대통령과의 면담일정을 잡는등간여했다』는 진술을 받아낸 바 있다.
검찰은 따라서 李전경호실장이 간여하지 않은 비자금 부분에 대해 琴의원이 「재계와 대통령의 연결고리」역할을 하지 않았나 보고 계속 조사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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