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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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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호 03면

오승윤
사후 첫 개인전이자 회고전

남도 화단을 대표하는 서양화가 중 한 사람이었던 고(故) 오승윤(1939~2006년)은 2년여 전 자살로 삶을 마감함으로써 예술가의 고뇌를 우리 사회에 널리 알렸다. 그는 2006년 1월 “바람처럼 물처럼 살다 가려 했다. 예술은 나의 목적이었다”는 유서를 남기고 자신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지 못한 이 세상을 떠났다.
22일 광주시립미술관에서 개막해 6월 29일까지 이어지는 ‘올해의 작가 초대전’은 오승윤의 사후 첫 개인전이자 회고전이다. 죽기 직전까지 매달렸던 대작 ‘산과 마을’을 비롯해 고인이 목숨처럼 아꼈던 시대별 대표작 70여 점이 관람객을 맞고 있다. 그림이 돈으로만 환산되는 이 시대에 죽음으로써 경종을 울린 화가의 영혼이 오방색 화폭으로 남았다.


첫 사진초대전, 사진집 출간

김진선(62) 강원지사가 사진가로 데뷔한다. 28일부터 6월 3일까지 경인미술관에서 여는 첫 개인전 ‘소(牛)’로 본격 사진작가의 탄생을 알린다. ‘월간 사진예술’이 기획한 김 지사의 개인전은 1993년부터 꾸준히 사진을 찍어 온 작가의 15년 작품 활동을 보여 준다.
강원도 농촌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소와 친구처럼 지낸 그는 “소가 평생 남을 해치지 않고 정직하고 성실하게 사는, 어디 하나 버릴 데 없는 존재이기에 즐겨 다룬다”고 말했다. 김 지사의 사진 사랑은 이미 사진계에 널리 알려져 있다. 강원도 영월에 동강사진박물관을 세웠고, ‘강원사진다큐멘터리상’을 제정했으며, 2002년부터 해마다 영월에서 열리는 ‘동강사진마을 축제’를 지원해 왔다.

<정기용>
10번째 ‘기적의 도서관’ 개관

건축가 정기용(63·성균관대 석좌교수·사진)씨는 지난 5년 동안 ‘기적’을 일구며 살아왔다. 2003년 순천을 시작으로 청주·진해·서귀포·울산 등에 선 ‘기적의 도서관’ 프로젝트를 그는 “다 기적인 사업”이라고 부른다.
정 교수는 ‘책 읽는 사회 만들기 국민운동본부’와 함께 “도서관이 없는 나라가 나라냐!”는 구호를 내걸고 어린이를 위한 도서관을 설계하고 지어 왔다.
23일 전북 정읍시 수성구 1014-11번지에 문을 연 정읍 ‘기적의 도서관’으로 그는 열 번째 기적의 결실을 맺었다. “이 도서관이 작은 우주가 되어 어린이들이 책을 매개로 상상의 여행을 떠나는 특별한 장소로 만들고 싶다”는 건축가의 바람은 정기용 특유의 어린이 사랑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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