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박근혜 첫 일정은 중국 챙기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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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23일 서울 효자동 주한 중국대사관에 마련된 지진 참사 희생자 빈소를 찾아 참배한 뒤 방명록에 글을 남기고 있다. [사진=강정현 기자]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효자동 주한 중국대사관에 마련된 중국 쓰촨(四川)성 지진 참사 희생자 임시 빈소에 조문했다. 11박12일간의 호주·뉴질랜드 방문 여독이 채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다. 그는 22일 밤 서울에 도착했다.

그는 리우샤우빈 중국 대리대사를 만나 “중국 정부와 희생자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부상당한 분들도 빨리 회복되기를 바라고 피해 지역의 안정과 복구를 기원하겠다”고 말했다. 리우 대리대사는 “한국 각계가 귀중한 지지를 보내줘 감사하다”고 인사했고, 박 전 대표는 “우리도 마음을 같이하고 있다”고 답했다. 박 전 대표는 방명록에 “중국 정부와 희생자, 유가족께 깊은 위로의 말을 드립니다”라고 썼다. 호주 방문 때 참사 소식을 전해 듣고 후진타오 중국 주석에게 구두로 조전을 보냈던 박 전 대표는 이날 구상찬 당선인을 통해 공식 조전을 중국 정부 측에 전달했다. 이날 조문엔 김재원 의원과 이성헌·구상찬·이정현 당선인이 함께했다.

박 전 대표가 귀국하자마자 중국대사관을 찾은 건 중국 정부와의 끈끈한 인연 때문이다. 박 전 대표는 당 대표 시절이던 2005년 5월 중국을 국빈 방문한 이래 2006년과 올해 초 중국을 잇따라 찾았다. 올해 초 방문은 이명박 대통령의 대중특사 자격이었다. 이 중 2005년과 올해 초 모두 두 번에 걸쳐 후진타오 주석을 만났다. 이번 지진 참사가 발생한 청두 등 쓰촨성 지역은 박 전 대표가 2005년 들른 곳이다.

중국대사관도 박 전 대표의 귀국 일정에 맞춰 22일 마감 예정이던 빈소를 23일까지 연장해 열기로 했다. 이명박 대통령 방중 일정 협의차 전날 본국으로 간 닝푸쿠이 주한 중국대사는 “박 전 대표를 잘 모시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호주서 정상급 대우받아=박 전 대표의 해외 방문에 동행한 한 측근은 “호주와 뉴질랜드 모두 박 전 대표를 국가 정상급으로 대우해 줬다”고 말했다. 호주에서 박 전 대표가 탄 차는 정부 등록 ‘1호차’였고, 한 대의 경호차가 박 전 대표를 밀착 경호했다. 헬렌 클라크 뉴질랜드 총리는 뉴질랜드 교민들이 박 전 대표를 알아보고 인사를 건네자 “나는 총리인데도 한국에서 별로 알아보는 사람이 없었는데…”라고 말했다고 한다. 수행 기자단을 보고는 “참 많은 카메라와 함께 여행하신다”는 농담도 건넸었다.

글=이가영 기자,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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