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당 정강정책 "개혁" 일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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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개혁신당이 1일 창당발기인대회를 열고 반3金 시민세력의 창당작업을 본격화했다.마침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이 검찰에 소환되던 날과 일치한다.신당의 이날 대회는 정계의 작은 주목을 끌었다.盧전대통령 비자금 파문을 계기로 정치권 물갈이 와 정계개편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대두된 상황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참여인사나 정강정책을 보면 「개혁」일색이다.홍성우(洪性宇).장을병(張乙炳)창당준비위원장,서경석(徐京錫)사무총장등 정치개혁을 주창하는 사람들이 주류를 이룬다.여기에 젊은연대의 장신규(張信奎)공동대표.김성식(金成植)사무처장 등 30대 신진인사들도 상당수다.
10대 정강정책의 첫번째로도 정치개혁을 강조한다.이에대해 洪.張준비위원장은 『새 것의 등장없이 낡은 것이 스스로 물러나는법이 없다』고 뒷받침하고 있다.
이러한 개혁신당의 진로는 민주당과의 통합여부에 따라 그 궤적(軌跡)을 크게 달리할 것이다.
통합이 성사되면 정치권 세대교체와 물갈이의 신호탄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민주당과의 통합은 적어도 현재까지는 순풍이다.양측 누구도 통합이라는 대명제에는 이의를 달지 않는다.민주당 이기택(李基澤)상임고문까지도 긍정적이다.
그는 발기인대회에도 참석했다.
그러나 각론에 가서는 적잖은 진통을 겪고 있다.李고문은 현실정치임을 내세우며 상당한 지분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이는 민주당 통합모임 원혜영(元惠榮)의원이 1일 『아직까지 李고문이 지분을 주장해서…』라고 말한데서 잘 나타 난다.하지만李고문을 계속 접촉해온 徐총장은 『통합은 어느 순간에 갑자기 가시화돼 급격하게 진척될 수 있다』며 11월말까지는 가능하다는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개혁신당은 이 통합이 여의치 못할 경우 제도정치권 진입을 노리는 인사들의 「단순 집합체」로 전락할 수 있는 부담이 뒤따를것으로 보인다.그동안 우리정치사에서 개혁이나 진보를 앞세운 새로운 정치세력이 수없이 태동했지만 번번이 착근( 着根)에 실패한 경험으로 미뤄 홀로서기가 만만치 않으리라는 전망때문이다.
그러나 개혁신당의 출발시기가 국민들의 새로운 정치세력의 출현과 세대교체를 바라는 분위기가 확산되는 상황과 맞물려 있어 새로운 정치세력으로 터를 잡을 가능성도 여느때보다 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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