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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모터쇼는 첨단전자제품 경연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알아서 운전해주는 자동차,졸음운전을 막아주는 자동차,차안에서사무를 볼 수 있는 자동차.
자동차는 이제 단순히 달리는 기계만이 아니다.각종 첨단 장치가 장착된 「전자제품」화하고 있다.
이번 도쿄(東京)마쿠하리 모터쇼에서 자동차를 전자화하려는 세계 전자기술의 실력이 마음껏 발휘됐다.승용차 전시장 바로 옆에붙어있는 부품전시장은 완성차 전시장 못지 않게 관람객들로 붐볐다.자동차부품 전시장이라기보다 오히려 전자제품 전시장을 방불케했다. 비행기에 각종 운행 데이터를 입력시켜 놓으면 자동으로 알아서 비행하게 해주는 내비게이션시스템(자동항법장치)이 이제 일본의 자동차에서 「필수품」화했다.일반 택시는 물론이고 화물차.관광버스까지 이 장치를 달고 다닌다.
이 항법장치를 누구나 쓸 수는 없다.실용화되려면 몇가지 조건이 있다.액정화면(LPD)기술은 물론 주요도로.건물.교량등 지형지물에 대한 완벽한 데이터베이스(DB)가 구축돼한다.여기다 인공위성을 통한 송.수신 기술이 필수적이며 관련 주변기기 제품개발도 뒤따라야 한다.
운전석의 멀티미디어화도 눈에 띄었다.자동차 안에서 각종 교통정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차 안에서 외부와 송.수신이 가능해 자동차를 사무실로 활용하는 오피스화 경향도 나타났다.혼다의비즈니스용 VIP가 대표적 예로 97년이면 실용 화될 전망이다. 사고 예방이나 사고때의 대응장치도 전자화되고 있다.
운전하다 깜빡 졸면 경보가 울리고,보행자까지도 피해가는 충돌회피시스템도 선보였다.주변환경을 인식해 최적의 밝기를 내는 헤드라이트(전조등)제어시스템이 있는가 하면 앞유리창에 물기가 닿을 경우 와이퍼가 저절로 작동되는 시스템등이 눈길 을 끌었다.
이번 모터쇼에서 한가지 아쉬운 점은 한국에서 전자 부품을 출품한 곳이 1개사도 없었다는 점이다.미국.영국.프랑스.독일은 물론 주최국인 일본도 자동차에 전자제품을 공급하는 관련 부품업체가 대거 참가했다.2만개의 부품을 조립해 만드는 자동차 임을생각할때 한국자동차산업의 취약한 부품산업 현주소를 보는 것 같아 아쉬웠다.
자동항법장치를 공급하는 켄우드사 오쓰카 겐지 부장은 『자동차는 이제 달리는 전자제품인데 세계6위 생산국인 한국에서 전자관련 부품회사가 참가하지 않은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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