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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개 상업복제’첫 성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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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황우석 박사팀이 미국 생명공학기업인 ‘바이오아트사’와 함께 지난해 말과 올해 초 복제한 개 미라·친구·사랑 중 두 마리. [연합 뉴스]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애완견의 상업 복제에 처음으로 성공했으며, 상업 복제 사업에도 본격적으로 나선다고 미국 뉴욕 타임스가 21일 보도했다. 이 신문과 황 전 교수가 운영하고 있는 한국의 수암생명공학연구원에 따르면 황 전 교수는 미국 아폴로그룹 회장인 존 스펄링 박사가 기르다 죽은 애완견 미시(Missy)를 지난해 12월 복제하는 데 성공했다. 죽은 미시의 세포를 다른 개의 난자에 넣은 뒤 대리모의 자궁에 착상시켜 ‘미라’ 등 복제견 다섯 마리를 탄생시킨 것이다.

개 복제는 이미 2005년 서울대 이병천 교수를 주축으로 한 연구팀이 성공했으나 상업 복제는 이번이 처음이다. 복제견은 유전자 검사 전문기관인 캘리포니아대 수의과학대 유전자검사연구소에서도 ‘복제 성공’으로 나타났다는 것이 스펄링 측의 설명이다. ‘미라’라는 이름은 용을 뜻하는 순우리말 ‘미르’에 영어 ‘a’의 발음 ‘아’를 붙였다는 게 연구원 측의 설명이다. 나머지 두 마리에는 각각 ‘사랑’ ‘친구’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복제견 5마리 중 3마리는 스펄링 박사에게 이미 인도됐다. 스펄링 박사는 자신의 자가용 비행기를 한국에 보내 미시 복제견을 데려갔다. 미국 ABC방송은 21일 오전 8시(현지시간) 생방송 뉴스프로그램인 ‘굿모닝 아메리카’에 이들 복제견을 출연시킬 예정이다.

스펄링 박사는 미시 복제를 위해 1998년 미국 텍사스 A&M대학 연구팀에 230만 달러를 기부했다. 미시는 당시 살아 있었으나 2002년 7월 26일 죽었다. 이 팀은 고양이 복제를 처음으로 성공한 곳으로 동물 복제 노하우를 많이 가지고 있었지만 애완견 복제는 실패했다. 그러자 스펄링 박사는 동물 복제회사인 ‘제네틱 세이빙 앤드 클론(Genetic Savings & Clone)’이라는 회사를 세워 가면서까지 미시 복제에 대한 집착을 떨쳐 버리지 못했다.

뉴욕 타임스는 황 전 교수가 스펄링 박사와 연결된 것은 스펄링 박사의 동물 복제회사의 후신인 ‘바이오아트 인터내셔널’ 관계자들이 수암생명공학연구원을 지난해 방문해 파트너십을 맺으면서부터라고 덧붙였다.

뉴욕 타임스는 또 바이오아트 인터내셔널이 다음달 인터넷을 통해 애완견 복제 서비스를 경매에 부치게 되는데 이 사업에 황 전 교수가 참여한다고 보도했다. 만약 복제견이 복제 원본과 다르면 돈을 환불한다는 것이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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