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프렌들리’ 캠퍼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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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인디애나대에서 한국학 수업을 듣는 학생 20명이 연세대의 초청으로 방한해 14일부터 9박10일간 현장학습을 하고 있다. 21일 청계천을 찾은 학생들이 연세대 국제처 교직원 김자영(왼쪽)씨에게서 광통교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박종근 기자]

#1 “김정일 정권이 얼마나 지속될까요?” “김정일은 국제 정세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나요?”

19일 오전 연세대 새천년관 702호 강의실. 미국 인디애나대에서 온 학생 20명이 연세대 문정인(정치외교학과) 교수에게 남북 관계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다. 이들은 인디애나대가 올해 처음 개설한 3학점짜리 한국학 수업을 듣는 학생들. 9박 10일간의 한국 현장 학습을 위해 14일 방한했다.

강좌는 인기였다. 정원(20명)의 두 배가 넘는 학생이 수강 신청을 하자 학교 측은 면접과 논술 시험으로 수강생을 뽑았다. 엘리엇 헤이든(23)은 “분단 상황에서도 2002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르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한 한국을 공부하고 싶어 수업을 듣게 됐다”고 말했다.

#2 이화여대 국제교류처의 교직원 설은혜씨는 5월 한 달이 정신없이 돌아간다. ‘국제 서머스쿨(Summer School)’의 수강 신청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하루에 10여 통의 국제전화가 걸려오고 e-메일, 국제우편이 쏟아진다. 모두 외국 대학생의 수강 관련 문의다. 설씨는 “서머스쿨이 끝나면 1년 뒤를 대비해 해외석학 초빙, 프로그램 구성, 홍보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들의 글로벌화 경쟁이 뜨겁다. 외국 대학에 학생을 보내는 수동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외국 대학생을 적극 국내로 유치해 ‘글로벌 캠퍼스’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경제 성장으로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외국 대학생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코리아 프렌들리 만들자”=대학들은 학기 중에는 교환 방문이나 초청을 통해 외국 학생을 끌어들인다. 연세대는 인디애나대뿐 아니라 홍콩대, 일본의 게이오대 등 8개 대학과 단기 방문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중앙대도 매년 2월 일본의 아이치대 학생을 초청해 3주 동안 기초한국어·한국학특강·문화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경희대는 태권도를 적극 활용했다. 국제태권도 아카데미를 열어 매년 90여 명의 외국 학생을 불러들여 4주 동안 문화 체험과 태권도 실기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여름방학 기간에 운영하는 ‘국제 서머스쿨’도 경쟁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4~6주간 진행되는 서머스쿨은 외국 학생과 한국 학생이 함께 수업을 듣는 ‘캠퍼스 내 외국 강의실’이다. 학생들은 최대 9학점까지 딸 수 있다. 10여 대학이 다음달 중순 이후 강좌를 연다. 올해는 서울대가 100여 명에서 250명으로, 고려대가 1500명에서 2000명으로 모집 정원을 확대했다. 강좌가 없던 성균관대도 뛰어들었다. 성균관대 김준영 부총장은 “글로벌화는 대학 경쟁력의 필수 요소라 판단해 도입을 결정했다”며 “외국학생을 ‘들어오게’ 하는 국제화는 학생들을 ‘코리아 프렌들리’로 만드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학생에게도 기회=외국 학생들은 ▶저렴한 학비 ▶학점 인정 ▶다양한 문화 체험 ▶국내외 석학들의 강의 등을 한국 서머스쿨의 장점으로 꼽는다. 지난해 서울대에서 서머스쿨을 다닌 미 조지워싱턴대의 호스테틀러(23)는 “조지워싱턴대의 서머스쿨은 서울대에 비해 두 배가량 비싸다”며 “한국 체험뿐 아니라 다양한 나라의 친구도 사귀고 학점도 인정받을 수 있어 한국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학생들에게도 ‘들어오는’ 글로벌화는 기회다. 경희대 김주오(무역학과 4학년)씨는 “미국·영국·중국·일본 학생들과 독도 문제와 중국 주식 거품론에 대해 토론했다”며 “어학 연수를 가지 않고도 영어 실력을 키우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글=민동기 기자, 사진=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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