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코스 一家비리-90개 기업소유 특혜로 모은돈 백억弗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필리핀의 마르코스 대통령 시절 부인 이멜다가 밍크코트를 샀다.그러나 상하(常夏)의 나라인지라 코트를 자랑할 기회가 없었다. 마침 마닐라 체육관에서 외교관들을 초청한 파티가 열렸다.이멜다는 체육관 전체에 수백대의 대형에어컨을 틀어 겨울을 연출했다.참석자들은 여름옷차림으로 덜덜 떨었다.거기에 밍크로 온 몸을 감싼 이멜다가 화려하게 등장했다.
마르코스 정권은 86년2월 민중봉기로 무너졌다.마르코스와 이멜다가 쫓겨난 말라카냥 대통령궁은 호화와 사치의 전형이었다.
당시 대통령궁을 취재한 보도다.
「지하에는 약 3,000켤레의 최고급 구두,수백벌의 의상,장신구가 있다.가운 2,000여벌,팬티 3,500장,브래지어 500개,보석상자,골동품등 수많은 사치품도 발견됐다.」「궁전바닥은 이탈리아리제 최고급 대리석,수도꼭지는 황금,변 기는 옥(玉)으로 돼 있다.」 미스 필리핀 출신 이멜다는 54년 마르코스를 만나 결혼했다.그녀는 가난한 집에서 자라 소유욕이 강했다.
보석.고급 의복 등 온갓 사치품에 몰두했다.65년 마르코스가 대통령에 당선된 후 그녀의 사치는 본격화한다.
재임기간중 마르코스 부부 소유의 기업은 90여개.이들 기업에온갖 특혜와 금융지원을 해 이들은 엄청난 부를 끌어모았다.각종이권과 관련해 받은 뇌물도 수억달러나 된다.매년 수천만달러의 미국원조중 상당액을 빼돌린다는 얘기도 나돌았다 .
이들이 부정축재한 재산은 100억달러에 달한다.스위스은행에 빼돌린 돈도 4억5,000만달러나 된다.부동산.예술품 등 돈 되는 것은 다 모았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