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국악 젊은층에 인기폭발-MBC "새미기픈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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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우리 전통가락과 대중가요.서양음악을 접목시킨 「대중국악」 프로그램이 대학생을 위주로 한 젊은 층에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우리소리 음악회」임을 내세우는 MBC『미기픈믈』(매주일요일 밤12시30분)이 그것.
고려대.경희대.전남대.서울시립대등 주로 대학들을 상대로 KBS『열린 음악회』와 비슷한 형식의 야외공개녹화를 가져 매번 1만명 이상의 학생.시민이 참여하는 성황을 이뤘다.
현재도 충남대.계명대.목포대.목원대 등 각 대학들로부터 공연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과거 MBC『우리춤 우리가락』등 정통국악 프로그램들이 외면당했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미기픈믈』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현대적 감각과 어울리는 새로운 형태의 국악을 선보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미기픈믈』은 이선희.사랑과평화 등 대중가요가수들이 『한동안뜸했었지』등 가요를 국악으로 편곡해 부르는 것을 위주로 하고 있다. 또 판소리 인간문화재 박동진씨 등을 등장시켜 정통국악을선보이기도 하고 소프라노 송관선씨 등 성악가들이 가곡을 민요조로 편곡해 부르기도 한다.
사물놀이패 「서울풍물단」,록밴드 「김도균밴드」,국악단 「믈」이 함께하는 반주도 양악과 국악의 멋진 어우러짐을 만들어냈다는평을 받고 있다.
제작을 맡고 있는 방성근PD는 『국악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시청자들에게 정통국악을 강요하는 것은 문제』라며 『대중음악을 최대한 활용해 이 시대에 걸맞은 민속음악을들려주려 한 것이 젊은이들의 취향과 잘 맞아떨어 진 것 같다』고 말했다.
『미기픈믈』이 젊은 층에 자리잡도록 만든 일등공신은 판소리와랩을 접목시킨 이른바 「판랩」 가요 『흥보가 기가 막혀』로 현재 각종 가요인기순위 최정상권을 달리고 있는 육각수.
『미기픈믈』이 기획단계에 있던 8월 『흥보가 기가 막혀』로 강변가요제 금상을 차지했던 육각수는 지금까지 일곱번 방송된 이프로그램에 네번 출연했을 정도로 단골멤버로 자리잡고 있다.
『미기픈믈』은 오는 12월 김덕수사물놀이패가 미국의 세계적인재즈밴드 「레드 선(red sun)」과 갖는 합동공연을 녹화중계해 우리가락의 세계화 가능성을 시청자들에게 보여줄 예정이다.
방PD는 『외국인들은 서태지 스타일 등 자신들에게 익숙한 형태의 음악보다 우리의 전통적 요소가 듬뿍 들어있는 음악을 좋아한다』며 『가능하다면 설날.추석특집 등으로 해외공연을 가져 우리음악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국악계 일각에서는 『미기픈믈』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에 대해 『자라나는 세대들이 이같이 변형된 국악을 정통국악인 것으로 오해하고 정통국악을 완전히 도외시할 소지가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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