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전망>비자금 충격 시장大勢못바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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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종합주가지수가 23일 23.11포인트(2.31%)떨어졌으나 다음날 바로 16.37포인트를 회복,비자금 충격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모습이다.28일엔 다시 9.32포인트 하락,992.05로 한 주를 마감했다.이날의 거래량은 1,390■ 주로 지난 토요일의 1,540만주을 밑돌았다.
깜짝 놀랄만한 장외사건으로 국내주식시장이 충격받았던 경험이 과거에도 더러 있었다.「10.26사태」이후 9.5%,82년 「장영자(張玲子)사건」때 8.7% 떨어졌고 93년 금융실명제 발표때는 8.1% 폭락했다.또 90년 걸프전발발 소 식에는 6.
4% 떨어졌다.
그외 김일성사망.천안문사태등을 포함,대부분의 정치적 충격이 1주일내 마무리됐던 사실에 비추어보면 이번 사건의 충격이 단시일내 흡수된 것도 이해할 수 있다.중요한 것은 사건당시 주가가오르고 있었느냐,아니면 떨어지고 있었느냐 하는 것인데 일시적인충격이 시장흐름을 거꾸로 돌린 일은 없었다.그러면 지금의 형편은 어떤가.간단히 말해 9월21일 이후의 조정이 진행중이다.지난 14일 1,016.77까지 올라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거래가 9월은 물론 8월 약세장때 보다도 작아 주가가 더이상 오를 수 없는 무리한 시도였다.기술적으로 보아 75일 이동평균선이 있는 960까지 내려간다 해도 하등 놀랄 일은 아니다.
25일 이동평균선은 당분간 현재수준에서 멈칫거리고 75일선과150일선은 꾸준히 상승할 것이다.지금 추세라면 11월말께 가서야 8월말에 있었던 지수선과 여러 평균선들의 집합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주가가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최악의 경우 얼마간 아래로 흐른다하더라도 지난 5월 이후의 상승이 끝났다고 단정지을 분명한 징조가 보일 때까지는 염려할 필요가 없다.(장기)투자자에게는 시장에서의 돌풍이 사고싶어 벼르던 주식을 얼마라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시야를 조금 넓혀보자.회사채금리가 21일 12.03%에서 24일 12.10%까지 올라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였으나 26일12.05%로 도로 내리고 주말까지 이 수준에 머물러 안정을 회복했다.금리는 경기가 바닥에 있던 93년 1. 4분기에 11.30%까지 떨어졌다가 올해 2월 15%를 넘어 선 적이 있다.이대로라면 경기 둔화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상반기중전(前)저점 근처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시중에 돈이 많다는 이야기다.은행은 물론 투금.보험까지 돈을「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많이 가지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기업들이 자금을 서둘러 확보하려는 가수요가 일어나지도 않고 있다.통화공급면에서 한은은 총통화()증가율이 14%안팎에 머물고 있기 때문에 올해 목표 12~16%에 비추어쫓기는 입장이 아니다.
비자금 사건으로 개별기업이나 은행의 이름이 세간에 들먹여지면해당주가가 영향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또 이 사건이 자칫 김영삼(金泳三)정부에까지 작지않은 흠집을 낸다면 주가가 일시적이나마 추가적으로 반응할 것이다.
그러나 스스로 물어보자.「나는 치고 빠지려 하는가, 아니면 기업(사업)을 사려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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