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減産계획 철회할 듯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1면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4월에 단행키로 했던 감산 계획을 철회할 것 같다고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AWSJ)이 26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OPEC 고위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회원국들이 오는 31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정례회의에서 기존의 감산 합의를 포기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쿠웨이트는 지난 25일 OPEC의 감산을 6월로 연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알제리.카타르.아랍에미리트도 감산 연기 가능성을 내비쳤다.

OPEC는 4월 1일부터 10개 회원국의 생산 쿼터를 하루 2450만배럴에서 2350만배럴로 100만배럴 감축하기로 했었다. 감산 철회 가능성의 영향으로 25일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국제 유가는 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서부 텍사스 중질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63달러(4.4%) 급락한 35.55달러를 기록했다. 북해산 브렌트유(5월 인도분)도 런던에서 배럴당 1.18달러(3.6%) 내린 31.8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AWSJ는 OPEC가 내부적인 반발을 감안해 공식적으로는 감산 계획을 철회하지 않더라도 원유 수요가 급증하고 유가가 치솟고 있어 회원국들이 생산 쿼터를 지키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지난해 9월 이후 OPEC는 두 차례 감산 계획을 발표했으나 그 이후 원유 생산은 오히려 늘었다.

미국도 OPEC를 압박하고 있다. 존 스노 재무장관은 "고유가는 미국 소비자들에게 세금처럼 부담이 되며 경제성장을 해칠 수 있다"고 말했다.

서경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