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옥 "MB 정부, '무서운' 실용으로 나가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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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여옥 한나라당 의원이 “이명박 정부는 ‘우습게 보이는 실용’이 아니라 ‘무서운 실용’의 자세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20일 홈페이지에 올린 ‘위기 때는 낭비할 시간이 없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자그마한 탈정치적 자세가 실용이 아니다. 철저하게 자유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가치를 바탕으로, 이념을 바탕으로 했을 때 실용노선은 강도 높은 지진에도 끄떡 없이 버틸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과 인도가 이제 ‘열정’과 ‘실력’으로 한국이 아니라 ‘미국 따라잡기’를 목적으로 무서운 속도로 달려오고 있다. 이것은 분명한 위기”라며 “위기를 ‘이명박 정부의 낮은 지지율’이 아니라 ‘국제환경’에서 긴 안목으로 짚어보고 진단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전 의원은 “실용이야말로 철저한 가치, 철학, 이념이란 어머니의 산통으로 이 세상에 나오는 아기와 같은 것”이라며 “즉 실용은 자유주의의 오랜 전통 아래 시장을 보호하고 지키면서 쌓아온 우리 가치가 단단해야만이 우리 사회에서 그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했다.

김진희 기자

다음은 글 전문

존경하는 친구들, 그리고 영등포 구민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 점심을 먹고 국회 안을 걸었습니다. 18대를 맞이하기 앞서 17대를 정리하고 싶어섭니다.

제게 17대는 '정권교체'를 위해 화약을 지고 불 속에 뛰어드는 심정으로 보냈던 시절이었습니다.

정권교체를 했습니다. 그러나 참 유감스럽게도 불과 석 달도 안돼 대통령은 지지율은 떨어지고 국민들은 기대에 못 미치는 '일처리'에 답답해하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 어제 늘 좋아하고 아끼는 후배와 점심을 먹으며 고민했습니다. 그 후배 말하기를 - '선배-실용은 무서운 거예요'
저는 그 한마디에 정신이 퍼뜩 들었습니다.

'그래-실용이라는 것- 간단치 않고 무서운 것이 맞아.' 저는 즉시 맞장구를 쳤습니다.

그러면서 여러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습니다.

즉 '실용이야말로 철저한 가치, 철학. 이념이란 어머니의 산통으로 이 세상에 나오는 아기와 같은 것이다'라는 생각 말입니다.

즉 실용은 자유주의의 오랜 전통 아래 시장을 보호하고 지키면서 쌓아온 우리 가치가 단단해야만이 우리 사회에서 그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시작의 기회는 공평히 갖되 결과의 불공평은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합니다. 땀과 노력을 바친 결과에 대해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미소 지으며 박수칠 수 있는 사회여야 합니다.

이명박 정부는 실용정부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용'이라는 가치를 인정받고 한국사회에서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자유주의와 시장경제에 대해 신뢰와 인정이 중요합니다.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저는 모든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바랄 것이라고 봅니다.

지금 우리는 토마스 프리드만이 이야기 한 '평평한 세계'에 살고 있습니다. 중국과 인도가 이제 '열정'과 '실력'으로 한국이 아니라 '미국 따라잡기'를 목적으로 무서운 속도로 달려오고 있습니다.

이것은 분명 위기입니다. 위기를 '이명박정부의 낮은 지지율'이 아니라 '국제환경'에서 긴 안목으로 짚어보고 진단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우리 한국인들이 유념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위기 때는 낭비할 시간이 없다'는 것입니다.

자그마한 탈 정치적 자세가 실용이 아닙니다. 철저하게 자유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가치를 바탕으로 이념을 바탕으로 했을 때
실용노선은 강도 높은 지진에도 끄떡없이 버틸 수 있는 것입니다.

'우습게 보이는 실용'이 아니라 '무서운 실용'의 자세로 이명박 정부는 나아가야 합니다. 위기 때는 낭비할 시간이 없기 때문입니다.

2008. 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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