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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 갯바위 낚시꾼들 북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8면

삼킬 듯한 파도다.해벽(海壁)이 쩌렁쩌렁 울린다.해송도 그 기세에 움찔한다.『핑』하며 초릿대가 꺾일듯 휘었다.릴대를 움켜쥔 팔뚝 힘줄이 터질 것만 같다.
어복(魚福)이 유난히 많다는 서울낚시 김대영(40)씨가 『감생이다』며 소리쳤지만 곧 파도에 묻혀버렸다.갯바위를 오르내리며「물위」와 「물속」의 싸움이 계속됐다.金씨의 마지막 용심에 쪽빛 바다 위로 은빛비늘이 햇빛에 반짝였다.30㎝ 급 감성돔이었다.뜰채로 걷어올린 고기를 보면서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스포츠피싱.갯바위낚시를 이렇게 부른다.낚시중 가장 다이내믹하다.조류를 따라 해벽을 오르내리며 포인트를 노린다.말이 낚시지 반은 록 클라이밍이다.망망대해를 바라보며 날리는 캐스팅도 장쾌하다.
93년부터 파워와 테크닉을 구사하는 스포츠 피싱이 열풍처럼 불면서 갯바위낚시 동호인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
지난주부터 감성돔이 갯바위에 붙기 시작했다.전국의 「갯바위꾼」들도 완도로 집결하고 있다.남해 동부해안이 적조로 타격을 입자 「무공해 물맛」을 보려는 꾼들이 완도 앞바다로 몰려들고 있다.소안도.모도.청산도.황제도의 갯바위엔 꾼들이 석화(石花)처럼 다닥다닥 붙었다.
22일 새벽 완도군 소안도.땅끝마을에서도 1시간반 거리다.어둠을 헤치며 서울낚시.강호낚시.남서울낚시 30여명의 갯바위꾼들이 여(암초)와 해벽을 올랐다.미끼는 크릴새우.이날 30여명이50마리정도 낚았다.바다낚시 전문클럽인 해룡낚시 (798-7478)대표 손상원(43)씨는 『감성돔은 돌김을 먹고 산다.돌김이 갯바위에 붙는 이번주부터 본격시즌이다.요즘은 주로 30㎝급이 낚이고 있다.다음주부터는 씨알이 더욱 굵어질 것이다』고 말했다. 참돔.돌돔은 여름고기다.그러나 감성돔은 겨울고기다.맛도지금이 최고다.감성돔의 국내 최대어 기록은 격포에서 낚은 67㎝.갯바위꾼들은 올해 이 기록이 깨질 것을 전망하며 마음설레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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