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라!공부] EQ 높이는 영·유아 뮤지컬 음악교육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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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얌/밤 빠라라라~ 아빠! 얌/ 밤 빠라라라~ 엄마!”

1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음악교육센터. 3~4세 아이 10여 명이 엄마와 함께 뮤지컬을 하듯 노래로 대화를 했다. 탬버린을 치기도 하고 책을 펼치는 동작을 하며 음악수업에 빠져들었다. 최근 뮤지컬 형식을 접목한 음악교육에 영·유아 부모들의 관심이 크다. 춤·노래·상황놀이를 융합한 음악교육이 감성지수(EQ)를 키워줄 뿐 아니라 청각 등 오감을 길러주기 때문이다. 중앙대 유아교육학 노주희 겸임교수(한국오디에이션 음악교육센터)와 음악교육전문가 남승연씨에게 연령별 뮤지컬 음악교육법에 대해 들어봤다.

◇0~18개월=이 시기에 아이는 소리를 탐색한다. 아이가 듣지 않는 것처럼 보여도 무엇이든 듣고 옹알거릴 때이므로 육성으로 노래를 불러주며 아이와 상호작용을 하는 게 좋다. 남승연씨는 “엄마의 육성으로 장·단조의 ‘아기염소’ ‘섬마을 아기’ ‘과수원 길’ 같은 노래를 불러 주되 아이가 잘 듣도록 음역을 잘 조절해야 한다”며 “지나치게 높은 음이나 불안정한 음질은 오히려 음감을 떨어뜨리므로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18개월~3세=아이가 음악을 모방하는 시기이므로 노래를 불러주면 따라한다. 특히 18개월부터는 스스로 몸을 가누기 시작하므로 박자에 맞춰 율동을 하도록 하면 효과적이다. 음악에 맞추어 걷고 뛰고 점프하도록 유도하면 된다. 노 교수는 “아이가 춤을 추지 않거나 노래를 따라하지 않는다고 강제로 시키면 자발성을 억누르게 된다”며 “엄마가 아이를 안고 춤을 추거나 혹은 엄마와 아빠가 함께 춤을 추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3~5세=부드러운 음색으로 노래를 불러보고 스스로 춤도 춰보는 시기이므로 아이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소품을 활용한다. 뚜껑이 있는 보관 용기를 두드리거나, 고무줄을 이용해 길이를 짧고 길게 만들어 퉁겨보며 노래를 불러 보게 한다.

계이름을 이용한 놀이도 좋다. 계이름 ‘솔-미’ 음정은 아이들이 인지하거나 소리 낼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음정이므로 이야기할 때 자주 사용해 본다. 이를 테면 “OO야, 밥 먹자”를 ‘솔솔미 솔솔미’ 같은 음으로 말하는 식이다.

◇5~7세=남씨는 “뮤지컬 같은 완성된 공연을 보여주면 노래와 음악에 대한 관심을 갖는다”며 “음악회나 공연장을 데리고 다니면서 무용, 연극 등 다양한 장르를 접할 수 있는 경험을 마련해 주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렇게 현장을 자주 체험하다 보면 음악학습에 대한 동기도 키울 수 있다고 한다.

그는 또 “음악적 감각을 본격적으로 기를 수 있는 시기이므로 악기나 악보를 건네줘도 된다”며 “그렇다고 리듬과 박자를 익히기 전에 악기부터 들려주는 강압적 교육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뮤지컬 음악교육법이란=뮤지컬에서 볼 수 있는 율동과 노래, 역할놀이를 아이들이 직접 해보면서 리듬과 박자를 익히는 방식이다. 청각·촉각 등의 감각을 키울 수 있고 근육운동으로 신체 발달까지 이끌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노 교수는 “평소에도 음률과 리듬에 맞춰 아이와 대화하고 춤과 같은 몸동작을 하다보면 음악적 감성도 길러지고 표현력도 좋아져 아이들의 정서가 풍부해진다”며 “아이의 발달 단계에 맞게 적절한 방식을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정유진 기자
사진=이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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