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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당대표 박희태-김형오 맞붙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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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나라당의 4선인 정의화 의원이 19일 “당내 화합을 위해 뜻을 거둬들이겠다”고 말했다. 22일로 예정된 당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이로써 전날 출마 선언을 한 홍준표 원내대표-임태희 정책위의장 라인의 당선이 사실상 확정됐다. 당 안팎의 관심은 이제 당 대표로 옮아가고 있다.

정 의원은 이와 관련, “유력한 당 대표로 떠오른 후보들이 영남권 출신”이라며 “일각에선 수도권 출신 인사들의 이름을 거명하지만 정작 당사자는 손사래를 치고 있다. 부산에 지역구(중-동)를 둔 저로선 사실상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었다”고 말했다.

실제 당에선 각각 서울 동대문을과 성남 분당을을 지역구로 한 홍준표·임태희 의원이 전면에 등장한 만큼 당 대표는 영남 출신으로 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한때 수도권 당 대표론의 당사자로 거론된 안상수 원내대표(과천-의왕)도 “당을 위해 희생할 생각도 해봤지만 원내 지도부가 수도권 의원들로 사실상 결정된 상황에서 나마저 당 대표직에 도전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현재로선 두 사람이 당 대표감으로 거론된다. 바로 남해-하동 출신의 박희태(사진左) 전 국회 부의장과 부산 영도의 김형오右 의원이다. 박 전 부의장이 ‘관리형 당 대표론’을 내세워 앞서가는 양상이었으나 최근 김 의원을 거론하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여권 관계자는 “사실상 두 사람 중 한 사람”이라며 “시간이 있는 만큼 충분히 의견을 듣겠다”고 말했다. 여권에선 두 가지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의 젊어진 이미지를 대변할 수 있느냐 ▶박근혜 전 대표와 관계를 무난하게 풀어갈 수 있느냐다. 박 전 부의장은 박 전 대표와 말이 통하는 사이이나 원외인 데다 고령(70세)이다. 김 의원은 상대적으로 젊고(61세) 무난한 성품이나 박 전 대표와의 관계는 미지수다. 김 의원이 “이론의 여지가 없다. 국회의장에 도전하겠다”고 버티는 것도 변수다.

정몽준 최고위원에 대해선 전반적으로 “당 대표를 하기엔 아직 당에 적응이 안 됐다”는 평이 많다.

일각에선 이재오 전 최고위원의 당 대표 도전설이 나오기도 한다. “한나라당을 국민 중심 정당으로 만들려면 수도권에서 당 대표가 나와야 한다”고 말하는 등 부쩍 정치적 행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상수 당 대표-정의화 원내대표’설의 진원지로 그가 거론되기도 한다. 그가 최근 이명박 대통령은 물론 이상득 국회 부의장을 만나 그 같은 주장을 폈다는 것이다.

그의 한 측근은 그러나 “이 전 최고위원은 19일 미국 출국을 위한 비자 인터뷰를 마쳤다”며 “출국에 앞서 당이 잘됐으면 하는 바람에 개인 의견을 피력한 것일 뿐 당 대표 출마 등 정치적 행보를 재개하겠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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