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업계새시장CIA圈>上.시장규모 올 33억불 세계2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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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삼성.LG.대우등 전자업계가 유럽연합(EU)의 외곽지역인 스칸디나비아(북유럽)와 인접지인 구소련지역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이들 지역은 서유럽 중심의 화려한 EU시장에 비해 「사각지대」처럼 보이나 무시못할 새로운 시장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마쓰시타.필립스.소니등 세계 초우량 회사들과의 현지 시장경쟁도뜨거워지고 있다.국내 전자업계의 현지 활동상을 상.하로 나눠 소개한다.
[편집자註] 『우리 직원들은 「극지 탐험대」나 다름없어요.』삼성전자 모스크바 법인 양충일(梁忠一)독립국가연합(CIS)총괄담당 이사는 현지 임직원들의 생활상을 이같이 말한다.
이곳 마케팅요원들은 판매점을 개설하기 위해 올들어 혹한의 시베리아.우크라이나등 변방 공화국들을 3~4회씩 돌아다녔다.
옛소련의 정치체제가 무너진후 이곳의 시장이 사장(死藏)됐다고말하는 사람이 많지만 여기는 이들에게 떠오르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에는 옛소련이 무너진 다음의 CIS지역이 미국 다음으로 큰 시장이 됐다.
올해 8억달러의 대미(對美)수출이 예상되는 이 회사의 올해 CIS지역 예상 판매액은 4억달러.내년 목표는 6억달러,98년은 10억달러로 잡고있다.93년과 94년에는 각각 1억달러,2억5,000만달러를 기록해 가파른 신장세를 보였다 .
대우전자와 LG전자도 올해 각각 2억7,000만달러,1억8,000만달러의 매출을 각각 올릴 전망이다.LG전자는 컬러TV와VCR.비디오테이프등을 앞세워 모스크바.노보시비르스크등 주요 거점을 확보한 상태다.이 회사 모스크바 지점 임 직원은 최근 광활한 옛소련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는 제품을 지역별로 개발,시판하는 「히트상품 전략팀」을 구성했다.
대우전자는 우즈베키스탄등 옛소련 서남부 공화국에서 세탁기를 생산,판매해 자사 브랜드 이미지를 높인 다음 TV.VCR제품 판매를 시도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이에 힘입어 대우전자는 올해 9월까지의 수출실적(1억6,965만달러)이 지난해 같은 기간(1억224만달러)에 비해 66% 늘어났다.
삼성전자는 브랜드의 고급화 전략을 동시에 펴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현지시장에서 자사 바이오TV의 가격(1,200달러)이 동급 일제 파나소닉 수준(1,130달러)을 제치고소니(1,250달러)에 이어 2위에 올랐다고 말한다.그러나 고부가제품의 하나인 오디오분야가 전체 매출의 2% 에 불과해 소니(10%)와 격차를 보이는 점이 숙제다.
이곳 업계는 CIS의 전자시장이 지난해 23억달러에서 올해 33억5,000만달러로 크게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특히 통신시장의 성장세가 커 휴대폰의 경우 가입자수가 지난해 5만6,000회선에서 올해 10만회선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통신분야에서 올해 내.외국인 투자액이 12억6,000만달러가 넘을 전망이다.삼성전자의 경우 이미 진출한 독일 지멘스,미국 AT&T,스웨덴 에릭슨등에 도전장을 내밀고 임직원들이 시베리아 각지를 돌고 있다.
국내 전자업체들은 러시아가 올해말 의회선거와 내년 대통령선거가 끝나 정치가 안정되면 생산법인 설립등 현지진출을 본격 확대할 계획으로 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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