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 드문 헝그리 복서-세계챔프 등극 최용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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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한국프로복싱은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WBA주니어라이트급에서 최용수(23.극동서부)가 세계챔피언 타이틀을 획득함으로써 모처럼의 통쾌한 낭보를 접하게됐다.
더욱이 최는 적지 경기에서 상대 선수가 타월을 던지는 TKO로 완승을 거둬 더욱 승리를 값지게했다.처음으로 세계타이틀매치에 도전해 세계정상에 오른 최는 요즘은 그리 흔치않은 전형적인「헝그리 복서」.최는 『두번 다시 올 수 없는 기회다.어차피 세계챔피언이 최후 목표인 이상 지면 깨끗이 은퇴하겠다』는 각오로 이번 경기에 임했다.
챔피언인 제나로 헤르난데스(미국)가 의외로 타이틀을 반납,랭킹 2위인 최가 챔피언 결정전에 출전하게돼 천재일우의 기회라고생각했기 때문이다.충남당진이 고향인 그는 신평고 1년을 중퇴한뒤 89년 가을 복싱을 하기 위해 무작정 상경, 낮에는 공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체육관에서 샌드백을 두드렸다.
프로데뷔 무대인 90년 신인왕전에서 예선탈락했으나 이후 재기의 주먹을 갈고 닦아 93년3월 한국챔피언,9개월후 동양타이틀을 따냈다.
이번 최의 세계정상에는 이처럼 어려운 환경이 그에게 어떤 고난이라도 이겨내는 오기를 심어줬기 때문으로 평가되고 있다.
92년8월 오토바이사고로 부상했으나 3일후 프로 10차전에 출전,맞수 김상문을 7회 KO로 물리치는 괴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원정에 앞서 그동안 강원도 평창과 강화도에서 산악및 자갈밭 로드워크를 통해 매 라운드 전력질주 할 수 있는 심폐기능강화와 하체힘을 단련시키는데 주력해왔다.최광억(74.농업)씨와 양순석(71)씨의 2남7녀중 막내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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