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청담-서초맘 3人3色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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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교육 풍속도는 …
강남엄마는 이제 ‘파워 맹모(孟母)’와 이음동의어다. 자녀교육 트렌드를 주도하는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얘기다. 오죽하면 ‘강남엄마 따라잡기’란 드라마가 한때 입소문을 탔을까. 학부모들에겐 늘 관심대상인 그네들의 교육 풍속도. 자녀를 청심중학교에 보낸 세명의 ‘강남맘’을 밀착 취재했다.


“백화점이요? 입시설명회나 하면 갈까, 쇼핑하러는 안 가게 돼요.”
“정호가 책을 읽다 아비뇽이 어디냐고 물어보더라고요. 프랑스에 데려갔다 왔어요.”
“지난 2월 경험축적을 위해 아이들을 데리고 안나푸르나 등정을 하고 왔어요.”

대치맘 골프 칠 시간이라뇨?
  두 아이(구기완·한국과학영재학교 1, 구건우·청심중 3)를 둔 대치맘 박찬은(42)씨는 그 ‘흔한’ 골프를 배우지 못했다. 아이들 교육 때문.
  박씨의 모든 일과는 두 아이 스케줄에 맞춰져 있다. 지난해 첫째 기완군이 영재학교를 준비할 때다. 어떤 일이 있든 기완군의 하교시간(오후 2시30분)까지는 반드시 집에 들어갔다. 학원에 데려다주고 데려오는 것은 당연지사. 걸어서 10분 거리의 올림피아드 학원(학여울역 인근)도 ‘아들이 피곤할까봐’ 차로 날랐다.
  이렇다보니 개인생활이라곤 학부모회·반모임 참가, 새벽기도가 전부였다. 고교동창들을 만난 기억도 아스라하다. 박씨는 “여의도에 있는 친구를 만난지 10년이 넘었다. 그런데 여의도에서 입시설명회가 있으면 반드시 간다”며 쑥스러워 했다.
  대치동에 입성하게 된 것도 아이들의 교육 때문. 기완군이 초등학교 6학년 때 대치동 영어학원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이사왔다. 그는 “학교배정을 수월하게 받기 위해 이사 전 아이들 전학부터 시켰다”고 털어놨다.

청담맘 데리고 다니면 되죠
  정미선(38·가명)씨는 외아들(박정호·청심중 2·가명)을 뒀다. 청담맘 정씨에게는 그만의 자녀교육법이 있다.
  정호군이 5세 되던 해 남편(변호사)과 함께 온가족이 2년간 미국 유학을 다녀왔다. 현장에서 배워야 진정한 외국어를 터득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 미국에 다녀와서는 캐나다 출신 외국인 교사로부터 과외교습을 받게 했다. 정씨는 “정호가 미국문화에 익숙해지도록 청심중 입학 전까지 원어민과 1대1 교습을 시켰다”고 말했다.
  정씨의 가족은 매년 1~2차례 해외로 떠난다. 목적지는 정호가 책을 읽다 궁금증을 갖는 장소. 지금까지 미국·동유럽·빈탄·프랑스 등 10개국을 들렀다. “짧게는 7일, 길게는 10일까지 항상 남편이 모든 일정을 짠다”는 정씨는 “아들이 궁금해하는 곳, 조금이라도 영어를 더 배울 수 있는 곳에 오래 체류한다”고 말했다.

서초맘 내 직업 활용해 해외로
  서초맘 이수경(44)씨는 이태원과 대치동 중간에 사는 점을 십분 활용했다. 첫째 딸 백유나(15·청심중 3)양은 5세 때부터 어학교육을 위해 용산 미8군에 다녔다. 이씨는 “1주일 3차례 미군부대에 들어가게 해 영어 뿐 아니라 미국 사람들의 생활까지 익히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하자 교육기업 본부장으로, 대학원 학생으로 다시 일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위치를 적극 활용했다. 유학 실태조사를 갈 때마다 자녀들을 데려갔다. 2004년엔 실사작업 겸 논문집필을 위해 뉴질랜드로 떠나면서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 2년 동안 기숙형 사립학교에서 교육을 받게 했다. “경험이 최고”라고 강조하는 이씨는 기회가 될 때마다 아이들을 해외로 내보낸다. 그는 “사회활동을 하다 보니 아이들 돌보기에 힘이 부쳤다”며 “기회가 있을 때 해외로 보내 환경활동 등 여러가지 경험을 쌓게 한 것이 아이들에게 보탬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프리미엄 최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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