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규·김영광·김정우 ‘허심’을 잡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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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김진규(23·서울), 김영광(25·울산), 김정우(26·성남) 등 그라운드의 ‘3김’은 수능을 앞둔 수험생처럼 긴장하고 있다.

축구 국가대표팀 코칭스태프가 17~18일 열리는 K-리그 7경기를 지켜본 후 2010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에 나설 25명의 정예 멤버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지난 주 발표한 예비명단 35명 중 무려 10명이 떨어진다. 박지성(맨유)·이영표(토트넘)·설기현(풀럼) 등 해외파 7명은 승선이 거의 확실해 국내파 선수들은 3명 중 1명꼴로 탈락의 쓴잔을 마셔야 한다. 특히 ‘3김’은 당락의 갈림길에 아슬아슬하게 서 있다.

김진규와 김영광은 허정무 대표팀 감독이 전남을 지휘할 때 각각 서울과 울산으로 이적했다. 이적 과정에서 괘씸죄에 걸려 대표팀 선발 때 불이익을 받는다는 루머가 있다. 허 감독은 “그런 소문은 들었지만 선발 기준은 오로지 실력뿐”이라며 “대표 복귀를 위해서는 경쟁자보다 낫다는 것을 보이면 된다”고 소문을 일축했다.

만 스물도 안 된 2004년부터 줄곧 대표팀 수비진 한 자리를 맡았다가 허 감독 부임 후 낙마한 김진규는 “처음에는 화가 났지만 지금은 내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미래를 생각하면 대표팀 제외가 보약이 될 수 있다”며 마음을 다스리고 있다. 허 감독은 18일 대전월드컵경기장을 찾아 김진규의 플레이를 직접 체크한다.

김영광은 한때 ‘포스트 이운재’로 각광받았지만 지금은 김용대(광주)와 정성룡(성남)에게 대표팀 주전 자리를 내줬다. 이젠 염동균(전남), 권순태(전북)와도 경쟁을 벌여야 하는 처지다. 김현태 골키퍼 코치는 18일 권순태와 염동균이 나서는 전북-전남전을 관전한다. 인천전에 출전하는 김영광의 애가 탈 수밖에 없다.

공·수를 겸비한 미드필더 김정우는 K-리그 9경기서 3골을 뽑아내는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18일 부산과의 원정경기에서 체력적으로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이해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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