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일본 기성(棋聖)전 최종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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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기성전은 랭킹1위 기전으로 못박혀 있다. 우승자에겐 상금만 4억2천만원에 상당한 대국료가 뒤따르고 자동적으로 일본 기사서열 1위가 된다. 공식적으로 일인자가 되는 것이다.

올해의 기성전은 기성 야마시타 게이고(山下敬吾)9단이 도전자 하네 나오키(羽根直樹)9단에게 초반 3연패하더니 그다음 3연승으로 추격해 3대3 동점. 드라마틱한 전개를 거쳐 최종국을 맞이했다. 그리고 최종국에서 하네는 멋진 수읽기 한방으로 우승을 결정짓는다.

<장면1> 흑진 속에서 격렬한 전투가 벌어져 대마의 생사가 승부와 직결되는 험악한 국면이다. 흑을 쥔 하네9단이 1로 뻗어 대마의 퇴로를 차단하자 백의 야마시타9단도 2로 흑의 목줄을 조였다. 흑은 네수. 그러나 형태가 묘하다. 또 백은 A와 B가 모두 좌측 흑의 사활에 선수가 된다. 흑이 백을 잡는 깨끗한 수순은 무엇일까.

<장면2> 흑1 젖히는 수는 수상전의 급소. 백2 이을 때 3에 붙이는 수가 절묘한 맥점이다. 그러나 이런 정도는 쉽다. 백4 막을 때 흑5로 가만히 이은 수가 정중동(靜中動)의 호착. 만약 성급히 수를 조이고자 A에 두면 백이 5에 먹여쳐 패가 된다. B의 곳이 왼쪽 사활에 선수가 되기 때문이다.이로써 대마는 전멸하고 하네는 새로운 기성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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