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뉴욕 정상회담 무산-합병 망언싸고 양국 냉기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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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일본의 그릇된 역사인식으로 조성된 한-일간 냉기류의 결과 유엔창설 50주년 특별총회 참석을 계기로 뉴욕에서 열릴 계획이었던 양국 정상회담이 무산됐다.
한.일 양국 외무부는 17일 김영삼(金泳三)대통령과 무라야마도미이치(村山富市)일본총리간의 뉴욕 정상회담이 취소됐음을 확인했다. 〈관계기사 5면〉 한국 외무부 당국자는 11월의 아태경제협력체(APEC)회의에서 만날 예정이어서 이번 정상회담 계획은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일본 교도(共同)통신은 16일 『무라야마총리는 「한일합방은 적법」이라는 자신의 발언에 따른 한국내 반발분위기를 고려,이를취소했다』고 보도한데 이어 일본 외무성 관계자도 17일 『총리의 일정이 빠듯해 만나지 못하는 것일뿐』이라고 했다.
무라야마 총리의 발언에 대해 우리측은 정부차원의 반박성명과 16일 국회결의를 통해 일본측의 역사인식 전환을 강력히 촉구했다.김대통령은 이와 별도로 기자회견을 통해 일본의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나 왜곡된 과거사의 인식이 앞으로 있을 대(對)북한 배상문제등과 직결된다는 점을 의식한 일본정부는 한일병탄에 대해 사과는 얼마든지 할 수 있으나 병탄 자체는 국제법상 유효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일본정부 대변인인 노사카 고 켄(野坂浩賢)관방장관은 16일 『합방조약은 유효하게 체결되었다』고 재차 밝혔다.고노 요헤이(河野洋平)외상도 17일 기자회견에서 「식민통치가 남북분단의 원인」이라고 밝힌 김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일본은 남북분단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이 없다』고 강변했다.
한편 일본정부는 고노 요헤이 외상을 다음달 초순 한국에 보내무라야마 총리의 발언경위등을 설명하고 한국측의 이해를 구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일본측은 또 고노외상의 한국방문에 이어 11월16일 시작되는아태경제협력체회의에서 김대통령과 무라야마총리의 정상회담을 주선,양국 관계 회복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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