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에 몰린 인파' 주상복합 거품 주의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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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서울 용산 시티파크 열풍이 몰아치면서 주상복합 분양권이 또다시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티파크의 입지여건과 주거환경이 좋기도 하지만 프리미엄이나 매매가가 높게 형성된 기존 서울.수도권 대단지 주상복합아파트가 강한 자극을 줬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대단지.주변환경이 상승요인=최근 몇 년 동안 관심을 모은 주상복합은 몇 가지 공통된 특징이 있다. 단지가 크고 입지여건과 주거환경이 좋다고 평가받는다.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Ⅰ~Ⅲ(2590가구), 자양동 스타시티(1177가구), 목동 하이페리온Ⅱ(576가구), 잠실 갤러리아팰리스(741가구), 분당 파크뷰(1829가구) 등이 대표적이다. 입지나 환경의 장점이 부각되고 부동산 시장의 활황세가 프리미엄 상승에 기름을 부었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Ⅲ의 경우 3억4000만원에 분양된 47평형 분양권 시세는 10억5000만~12억원이다.

특히 단지 규모는 가격 형성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송파구 잠실동의 갤러리아팰리스 33평형 분양권 값은 5억7000만~6억7000만원이다. 인근 W주상복합 33평형은 4억5000만~4억7000만원에 불과하다. 741가구나 되는 갤러리아팰리스가 94가구인 W주상복합의 가치를 훨씬 웃돈다고 투자자들은 보고 있는 것이다.

시티파크가 각광받은 것은 입지여건도 좋지만 대단지(아파트.오피스텔 770가구)로 조성된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양천구 목동 현대하이페리온Ⅱ 48평형은 분양가가 5억9000만원이나 웃돈만 1억~2억4000만원이 붙었다.

분당 파크뷰는 상승률이 가장 높은 편이다. 2001년 3월 분양 당시 33평형의 분양가가 2억7000만원이었으나 지금은 5억7000만~6억5000만원을 줘야 한다. 분당 시범단지 삼성한신 32평형 매매가가 5억원으로 1년 전보다 1억2000만원 정도 올랐으나 파크뷰 33평형은 1년 동안 2억원가량 뛰었다.

◇분양권 값에 거품 없나=조인스랜드컨설팅 백준 대표는 "주상복합아파트 가격이 많이 뛴 것은 자체의 상품가치보다 전반적인 아파트 시장의 활황세에 힘입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부동산 시장이 안정돼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시티파크의 분양권 상승 폭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중개 업계는 특히 시티파크의 경우 분양권을 한 번만 전매할 수 있기 때문에 초기에 분양권 값이 크게 출렁거릴 것으로 보고 있다. 타워팰리스나 하이페리온 등의 경우 전매가 자유로워 시세가 내리더라도 곧 회복하지만 시티파크는 전매제한 규정 때문에 가격 움직임이 둔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세중코리아 김학권 사장은 "청약 때 과열을 보인 주상복합의 경우 분양권 값에 거품이 많이 끼게 되므로 실수요자는 매수 시기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2002년 11월 나온 하이페리온Ⅱ의 경우 분양 초기 48평형에 프리미엄이 최고 1억원까지 붙어 거래됐으나 1개월도 안 돼 5000만원으로 뚝 떨어졌다. 2002년 12월 분양된 잠실 롯데캐슬골드도 평형마다 초기에 1억원 이상의 웃돈이 형성됐으나 한때 6000만원 이하로 급락하기도 했다.

한국주택주거문화연구소 김승배 소장은 "분양권을 단기에 처분해 시세차익을 남기려 할 경우 양도세 부담이 많아 실익이 별로 없다"며 "입주 때까지 보유하는 게 더 좋은 투자가 된다"고 말했다.

황성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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