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 해치는 고층아파트 건설 안 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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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서울시가 북한산 자락의 성북구 성북동 일대에 고층아파트 단지를 지으려는 계획에 제동을 걸었다. 또 강동구 고덕시영아파트와 고덕 주공4단지아파트를 재건축하는 계획도 보류시켰다.

서울시는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열어 성북동 3의 38 일대를 주택재개발 구역으로 지정하는 안과 고덕시영·주공4단지를 주택재건축 구역으로 지정하는 안을 모두 보류하고, 개발계획을 보완해 다시 심의를 올리도록 했다고 15일 밝혔다.

성북동 재개발 구역에는 현재 저층 단독주택이 밀집해 있지만, 최고 16층짜리 고층아파트가 들어설 경우 북서쪽으로 이어진 형제봉 등의 북한산 경관을 가릴 뿐 아니라 주변의 외국대사관저를 포함한 단독주택 단지와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고덕시영·주공4단지 재건축은 스카이라인을 다양화하라는 주문과 함께 주변에 재건축을 추진 중인 다른 아파트 단지와 연계해 종합적으로 개발계획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서울시는 그러나 동대문구 청량리동 205일대(8만3883㎡)에 1244가구를 짓는 ‘청량리 제6주택재개발 구역 지정안’은 심의를 통과시켰다.

◇성북동 고층아파트=성북동 3의 38 일대 성북 제3주택재개발 구역(6만8339㎡)에 최고 16층짜리 아파트 21개 동 857가구를 짓는 계획이다. 북쪽 1㎞ 안에 북한산 자락이 펼쳐져 있고, 남쪽에는 성북동길이 지나간다. 구역의 바로 북쪽으로는 칠레·호주·캐나다·스웨덴·베네수엘라·슬로바키아 대사관저가 있다. 북한산 자락의 성북동에서 주택재개발 계획이 올라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앞으로 3~5개의 구역이 추가로 주택재개발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북한산 바로 밑에 16층짜리 고층아파트를 지어 주변 경관을 가리는 행위는 허용하기 어렵다”며 “산이 가까운 다른 지역에서도 주택 재개발을 추진하는 주민들은 이런 시의 입장을 분명히 알아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덕동 재건축 단지=고덕동 일대에는 1980년대 초반 주공 1~7단지와 시영아파트를 합쳐 1만 가구가 넘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형성됐다. 현재 8개 아파트 단지가 모두 재건축을 추진 중이며, 가장 진도가 빠른 1단지는 이미 착공·분양까지 마친 상태다.

이번에 서울시에 심의를 올린 고덕시영아파트는 19만4303㎡의 부지에 최고 30층짜리 아파트 3124가구, 고덕4단지는 3만4559㎡의 부지에 최고 24층짜리 아파트 614가구를 지을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개별 아파트 단지의 재건축 계획을 살펴보기에 앞서 지역 전체를 아우르는 종합적인 고려가 필요하다”며 “주변에 재건축을 추진 중인 다른 아파트 단지의 개발계획을 함께 검토하기 위해 일단 보류시켰다”고 설명했다.

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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