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PPING] 소주처럼 … 전통주의 ‘따라 마케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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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소주·맥주·위스키·와인만 술이 아니다. 전통주도 있다. 특히 ‘한국의 와인’ 복분자주는 독특함을 뽐낸다.

최근 선보인 국순당의 ‘50세주’와 천년약속의 ‘처음약속’. 가격, 알코올 도수, 포장 면에서 소주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이 전통주들은 특히 소주와 같은 초록색 병을 사용하고 있다. 업소 판매가격도 3000∼4000원대다. 소주와 비슷하게 맞췄다. 도수 역시 16∼20도다. 기존 13∼14도에서 끌어올렸다. 저도화된 소주에 고도화된 전통주로 맞불을 놓겠다는 전략이다.

‘50세주’는 올 2월 이마트 매장 독점판매를 조건으로 개발됐다. 출시된 지 두 달여 만에 50만 병이 팔렸다. 국순당은 지난달부터 서울과 수도권 일대 요식업소와 주점에 이 술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15일부터는 전국으로 확대됐다. 이를 위해 40만 병이던 출고량을 최근 200만 병 이상으로 늘렸다. ‘50세주’는 애주가들이 즉석에서 만들어 마시는 ‘즉석 제조 50세주’와는 제조방법이 전혀 다르다. 즉석식은 백세주와 희석식 소주를 절반씩 섞은 술이다. 이에 비해 ‘50세주’는 누룩발효로 만들어낸 16도의 전통 약주로 맛이 부드럽고 깔끔하다는 평이다. 국순당 관계자는 “‘50세주’는 소주 저도화와 와인 열풍으로 주춤하고 있는 약주시장에서 보기 드문 대박 상품”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세를 몰아 소주시장을 공략, 백세주와 함께 국순당의 대표적인 투톱 브랜드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처음약속’은 2005년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공식 건배주로 사용돼 상황버섯 발효주 바람을 몰고 온 천년약속이 만든 술이다. 소주시장 공략을 목표로 이 술을 출시했다. 알코올 19.8도, 용량 375mL , 초록색 병으로 기존 소주와 같은 겉모양을 하고 있다. 그러나 상황버섯 발효기술을 이용해 소주 맛을 내는 청주다. 업소 판매가격까지 일반 소주와 같은 3000원으로 정했다. 희석식 소주와 달리 100% 천연 알코올답게 목 넘김이 부드럽다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배상면주가는 330mL 용량에 알코올 도수는 13도, 업소 판매가 4000원의 ‘민들레대포’를 내놨다. 민들레대포는 민들레와 생쌀로 빚은 약주다. 배상면주가는 대중적이고 친근한 이미지의 민들레처럼 ‘민들레대포’를 소주·맥주를 잇는 ‘제3의 대중주’로 키울 방침이다.

요즘 와인 열풍이 불면서 ‘한국의 와인’ 복분자주 시장도 커지고 있다. 복분자주는 웰빙 바람에 힘입어 매년 30%가량 판매량이 늘고 있다. 복분자주 시장 규모는 2004년 400억원에서 2005년에는 650억원, 2006년에는 800억원으로 성장했다. 지난해엔 1000억원으로 추정된다. 복분자주가 인기를 얻으면서 대형 주류업체들도 복분자주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또 복분자주 제조업체들이 해외 진출을 위해 여러 방안을 모색하기도 한다. 보해양조는 ‘보해 복분자’를 미국·중국·뉴질랜드·인도네시아로 수출하고 있다.

복분자주는 현재 30여 개에 달하는 중소 주류업체가 생산 중이다. 현재 시장점유율 1, 2위를 다투고 있는 복분자주는 보해양조의 ‘보해 복분자’와 선운산복분자의 ‘산매수’. ‘보해 복분자’는 2004년 시장에 진출해 61억원의 매출을 올린 뒤 2006년 316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하며 복분자주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다. 이 와중에 국순당은 지난해 7월 전라북도 고창군 심원면과 함께 100% 고창 복분자만을 사용한 ‘명작 복분자’를 출시했다. 이 술은 전북 복분자 특구 중 가장 큰 복분자 생산지역인 심원면의 복분자 생산농민 420명이 주주로 참여해 설립된 국순당 고창명주㈜가 생산을 맡고 있다. 국순당은 발효와 제조기술 지원 및 마케팅과 유통을 맡아 고창의 지역명주로 육성하고 있다. 웰빙족과 싱글족을 겨냥한 ‘미니어처 명작 복분자’도 편의점에서 볼 수 있다.  

정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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