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훈 9단(1승1패) ●·이세돌 9단(1승1패)
218에 패를 썼을 때 ‘참고도’ 흑1로 불청하는 것은 불가하다. 백2 때 3으로 중앙을 크게 잡을 수 있지만(약20집) 손해는 그 이상. 바둑은 바로 역전된다. 패는 백의 부담이 더 커보였지만 이세돌은 227로 순순히 물러서고 있다. 그는 오늘 마치 절에 간 색시처럼 시종 다소곳하다. 해설자들이 이구동성으로 “전쟁이 틀림없다”고 말할 때도 그는 슬그머니 물러서곤 했다. 지금도 218이 반 집 손해수임을 고맙게 생각하며 골인 지점까지의 거리를 정확히 재고 용의주도한 계산가처럼 변화를 피해버렸다. 이건 ‘싸움꾼’ 이세돌의 새로운 모습이다.
겁낼 줄 모르면 고수가 아니다. 더구나 상대는 소신산(小神算) 박영훈 9단. 1집 반 앞서 있지만 공배를 메울 때까지는 안심할 수 없다. 231로 마지막 패싸움이 시작됐다(217·220·223·226=패때림).
박치문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