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세월의 무게 담아 … 송진우, 205승 꽂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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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송진우가 KIA 타선을 상대로 혼신의 역투를 하고 있다. 송진우는 이날 프로 최초로 2900이닝을 넘어섰다. [사진=김진경 기자]

한화 베테랑 좌완 송진우(42)가 한국 프로야구 최초로 통산 2900이닝 투구를 기록했다. 프로 입단 20년, 636경기 만에 쌓아 올린 금자탑이다.

송진우는 13일 대전 KIA전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3피안타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송진우는 2회 1사에서 김종국을 2루 땅볼로 잡아내며 대기록을 달성했다. 은퇴 전 통산 3000이닝을 목표로 했던 송진우는 올 시즌 안에 꿈을 이룰 가능성이 커졌다.

송진우는 이날 최고 구속이 135㎞에 그쳤다. 한때 강속구를 뿜어냈던 그의 어깨는 세월과 함께 무뎌졌다. 그러나 그는 바깥쪽 볼과 스트라이크를 오가는 절묘한 제구력으로 최근 5연승을 달리던 KIA 타선을 잠재웠다.

송진우는 7회 KIA 선두타자 이재주에게 안타를 맞고 내려왔지만 윤규진(2이닝 무실점)과 브래드 토마스(1이닝 무실점)가 뒤를 받쳐 1-0 승리를 따냈다. 아울러 통산 205승째를 올려 자신이 갖고 있던 최고령 승리투수 기록도 42세 2개월 27일로 늘렸다.

송진우는 “야구 인생의 목표였던 200승을 이미 달성했지만, 3000이닝 투구도 그에 못지않은 소중한 기록이 될 것이다. 올해 안으로 달성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송진우는 이날 삼진 4개를 솎아내며 프로야구 사상 첫 2000 탈삼진 대기록에도 삼진 8개만 남겨두게 됐다.

송진우와 맞선 이범석은 최고 시속 152㎞ 강속구를 앞세웠다. 선발 8이닝 동안 안타 3개만 내줬으나 2회 이범호에게 허용한 솔로 홈런 한 방에 패전투수가 됐다.

이범호는 이날 시즌 8번째 홈런을 터뜨리며 덕 클락(12홈런)·김태균(10홈런)·김태완(9홈런·이상 한화)이 벌이고 있는 홈런 레이스에 다시 합류했다. 홈런 부문은 한화의 ‘집안 잔치’다.

잠실에서는 우리가 LG를 5-2로 꺾으며 지긋지긋한 6연패를 끊었다. 우리는 4-0이던 8회 무사 1, 2루에서 박용택에게 적시타, 조인성에 희생플라이를 내줘 4-2까지 쫓겼지만 9회 전준호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달아나며 승리를 확인했다. 지난 11일 가까스로 9연패를 끊은 LG는 잠실 홈에서 이날도 패하면서 7연패로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글=김식 기자, 사진=김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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