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사람 늘어나는 민자-나웅배씨 이어 이순재씨 불출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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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얼마전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TV드라마가 있었다.모방송국의 「작별」이란 드라마였다.거기에 민자당 이순재(李順載.서울중랑갑)의원이 출연했다.인자한 시아버지 역을 너무 잘 해냈다.출중한연기를 보여주었다는 평을 들었다.역시 그는 훌먁 한 연기자였다. 그러나 그런 그도 국회에서는 「연기」를 할 줄 몰랐다.정치라는게 어찌보면 연기요 연출이다.좀 차원이 다른 연기일 뿐이다.그러나 그는 차원 다른 연기를 할줄 몰랐다.그는 기자들 사이에 아주 순진한 국회의원으로 통했다.
그가 11일 15대 불출마를 선언했다.비교적 지역구가 탄탄한그다.그럼에도 그는 『연기인으로 인생을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그의 나이 올해 60이다.이제 고향으로 돌아가겠다는 것이다.이유가 그럴진대 민자당으로서도 말릴수 없다.
민자당은 그의 뜻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민자당의 박경수(朴炅秀.원주)의원은 직접 농사를 짓는 유일한국회의원이다.지금도 국회가 안열리면 시골로 내려간다.
시골에는 2천9백평의 논밭과 41마리의 송아지가 있다.1만8천평의 야산도 있다.박의원은 부인과 단둘이서 농사를 짓는다.그역시 얼마전 15대 불출마를 선언했다.『농사를 짓기 위해서』란설명이었다.민자당은 그의 뜻을 수용키로한 바 있다.이래저래 한사람 한사람씩 정치권을 떠나간다.하기야 평양감사도 자기가 싫으면 그만이다.그러나 유독 민자당 사람들만 떠나는게 눈에 띈다.
야당에도 그럴 사람이 있을법한데 아직 없다.
얼마전에는 나웅배(羅雄培.서울영등포을)부총리가 불출마를 선언했다.그는 특별히 돌아갈 데도 없다.그의 불출마 이유는 후진양성이었다.통일부총리로서 전념하고 싶다는 이유가 첨가됐다.
그에 앞서서는 안찬희(安瓚熙.가평-양평)의원이 지역구를 내놓았다.역시 후진을 양성하기 위해서란 설명이었다.그는 앞서의 의원들과는 조금 다르다.이미 오래전부터 『정치가 싫다』는 말을 해왔다. 떠나는 사람은 의원뿐만이 아니다.원외지구당위원장들도 떠난다.주로 호남권출신들이다.최근에는 지대섭(池大燮.광주북갑)위원장이 지구당위원장직을 사퇴했다.
그에 앞서서는 민자당이 그나마 기대를 걸어온 이연택(李衍澤.
전주완산)위원장이 지구당위원장직을 사임했다.이위원장만큼은 민자당이 잡아보려 했다.그러나 막무가내였다.
그들 말고도 호남위원장 몇몇이 들썩거린다 한다.특히 전북이 심한 모양이다.그런가하면 여전히 충청권 의원들의 탈당설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아마 정기국회가 끝나면 몇몇 의원이 실제로 떠날것 같다.
누가 뭐래도 당선가능성 때문일것이다.반면 공천에 떨어질까봐 미리 자리를 뜨는 경우도 생길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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