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효과 이보다 좋을 순 없다

중앙일보

입력

 과일은 ‘살아 있는 항암제’다. 미국 암학회가 권장한 10대 암예방 수칙에도 ‘하루 5회 이상 과일을 섭취하라’는 내용이 들어 있다. 특히 제철 과일은 비타민과 미네랄, 파이토케미컬이 풍부하다. 파이토케미컬은 면역력을 높이고, 노화를 방지해 주는 강력한 항산화제. 여름 초입, 싱싱하고 값이 싼 과일이 시장에 쏟아지고 있다. 자칫 입맛이 떨어지는 시기에 키위·딸기부터 토마토·참외에 이르기까지 제철 과일의 영양을 꼼꼼히 따져봤다.

◇키위=그린 키위와 골드 키위로 나뉜다. 그린 키위는 약해진 노인 시력에 좋다는 루테인 함유 농도가 높다. 골드 키위는 그린 키위에 비해 당도와 비타민 C 함량이 높다. 키위의 비타민 C 함량은 오렌지의 2배 이상이다. 이 때문에 스트레스 해소, 피로 회복과 감기 예방에 좋다.

키위에 함유된 식이섬유소는 바나나의 5배에 이를 정도로 풍부하다. 엽산이 풍부해 빈혈과 기형아 출산 예방에 좋아 임산부들에게 적극 권장할 만하다. 하루 2개를 먹으면 비타민과 엽산의 하루 권장량을 대부분 충족시키는 영양 밀도가 높은 과일이다.

한국에서 특히 인기인 골드 키위는 글루탐산과 아르기닌을 포함해 다양한 아미노산을 함유하고 있어 성장호르몬 분비를 촉진시킨다. 뇌 발달과 폐기능 향상에 효과적인 식물성 성장 호르몬인 이노시톨도 들어 있어 성장기 어린이들에게 매우 좋다.

변비에도 효과적이어서 벨기에·스페인·네덜란드에서는 의사들이 키위를 변비 환자들에게 권한다고 한다. 뉴질랜드 영양학자 린리 드러몬드(50) 박사는 “활성산소 생산을 막기 때문에 고기를 먹은 뒤 후식 과일로 키위를 택하면 좋다”고 말한다.


◇딸기=100g당 비타민 C가 99㎎으로 골드 키위와 더불어 비타민 C가 가장 많은 과일 중 하나다. 딸기 6∼7알이면 하루 필요한 비타민 C를 섭취할 수 있다.

딸기의 빨간 색상은 안토시아닌 색소에 기인한다. 특히 프로안토시아니딘의 함량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프로안토시아니딘은 비타민 C의 20배, 비타민 E의 50배의 항산화능을 가지고 있다. 세포에 산소를 전달해주는 능력을 향상시켜 심혈관계질환 예방에 효과가 있고, 담배와 공해로 인한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이렇게 영양가가 많은 딸기지만 한꺼번에 많이 먹는 것은 좋지 않다. 딸기는 과일 중에서도 당도가 높아 많이 먹으면 몸속의 중성지방을 증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꾸준히 먹을 경우 하루 5~10개 정도가 적당하다고 한다.

◇토마토=토마토에 함유된 라이코펜은 항암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라이코펜은 우리 몸에서 활성산소를 제거할 수 있는 항산화능이 탁월해 항암효과가 우수하며, 심장질환의 위험도 경감시켜 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토마토에 들어 있는 풍부한 칼륨은 체내 염분을 몸 밖으로 배출, 한국인의 짜게 먹는 식습관에서 비롯된 고혈압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한다.

토마토 2개 분량이면 하루 권장량의 비타민·무기질을 대부분 섭취할 수 있다. 반면 당분이 적어 열량은 200~250g짜리 토마토 한 개가 35㎉로, 300g짜리 사과(130~150㎉) 3분의 1 수준이다. 따라서 다이어트를 하는 이나 당뇨병 환자에게 좋다.

◇참외=참외도 여름 과일답게 비타민 C의 함량이 비교적 많은 것이 특징이다. 변비와 이뇨 등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참외 꼭지 등에서 쓴맛을 내는 큐커비타신은 동물실험 결과 항암작용이 있는 것으로 증명됐다. 땀이 많이 나는 여름에 산성으로 변하기 쉬운 몸에 알칼리성 식품인 참외를 많이 먹으면 몸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백일현 기자

◇도움말 주신 분= 제스프리 영양학자 린리 드러몬드 박사, 원광대 식품영양학과 이영은 교수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