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그린의 미로 찾기’ 3년 … 가르시아 막판 ‘심봤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6면

연장전에서 챔피언 퍼트를 성공시킨 뒤 퍼터에 입맞추는 가르시아. [폰테베드라비치 AP=연합뉴스]

지난해 7월 스코틀랜드 카누스티 골프장에서 끝난 브리티시 오픈 4라운드. 17번 홀까지 1타차 선두를 달리던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는 마지막 18번 홀에서 3m 거리의 파퍼트를 실패한 탓에 연장전에 끌려 들어갔다. 파드레이그 해링턴(아일랜드)과 4개 홀에서 벌인 플레이오프에서도 가르시아의 퍼터는 말을 듣지 않았다. 결국 우승 트로피인 클래릿 저그는 해링턴에게 돌아갔다.

12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의 소그래스TPC골프장(파72·7220야드)에서 열린 PGA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10개월 만에 똑같은 장면이 반복됐다. 마지막 홀에서 퍼팅을 놓친 주인공이 가르시아에서 폴 고이도스(미국)로 바뀌었을 뿐이었다. 고이도스가 18번 홀에서 파퍼트를 놓친 덕에 연장전에 돌입한 가르시아는 결국 극적인 역전 우승을 거뒀다.

가르시아를 웃기고 울린 것은 퍼트였다. 전날까지 선두 고이도스에게 3타 차로 뒤졌던 그는 4라운드에서 1언더파를 쳐 고이도스와 극적인 동타(합계 5언더파)를 이뤘다. 가르시아의 이번 대회 퍼트 수는 모두 124개. 첫날 29개의 퍼트로 선두에 나섰다가 2, 3라운드에선 각각 33, 34개의 퍼트를 하면서 무너졌다. 그러나 말썽을 부리던 가르시아의 퍼트는 마지막 날 되살아났다. 여러 차례 4~5m 거리의 퍼트를 쏙쏙 집어넣으며 퍼트 수 28개를 기록했다.

아일랜드 그린인 17번 홀(파3)에서 열린 연장전. 고이도스의 티샷이 물에 빠진 반면 가르시아는 핀 1.2m 거리에 공을 붙인 뒤 2퍼트로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가르시아는 “연장전 17번 홀의 내리막 1.2m 퍼트는 내 생애 가장 먼 거리의 퍼트였다”고 말했다. 가르시아가 우승한 것은 2005년 6월 부즈 앨런 클래식 이후 3년 만이다.

정제원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