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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사이클론 사망 10만 명 예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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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미얀마 사이클론 사망자가 10만여 명에 달할 전망이다. 복구가 더뎌지면서 피해지역에 식량 등 생필품 가격이 급등하고 각종 전염병으로 인한 추가 재앙도 우려되고 있다.

샤리 빌라로사 미얀마 주재 미국대사는 7일 AP통신에 “이번 사이클론으로 피해지역 건물의 95%가 무너졌으며 희생자가 10만여 명에 이를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얀마 이라와디 삼각주 지역에 마실 물과 음식이 고갈되고 있으며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질병 발생 위험이 매우 크다”고 덧붙였다. 국제 구호단체인 ‘어린이 구하기 자선(SCC)’은 사망자나 실종자의 40%는 어린이들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피해지역 물가도 치솟고 있다. 이라와디 삼각주 부근 지역의 경우 쌀과 물, 요리용 기름값은 사이클론 피해 이전보다 2~3배까지 올랐지만 구하기가 어렵다. 이 때문에 세계식량계획(WFP)이 보유 중인 800t 규모의 쌀과 콩 등 식량을 피해지역에 배포했지만 태부족이다. 국제사회의 원조와 구호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7일 현재 한국 등 전 세계 18개 국가나 지역에서 3000만 달러의 원조를 약속했다.

구호 인력도 부족하다. WFP의 폴 리스리 대변인은 “피해지역 상황이 너무 좋지 않아 구호품을 실어 나를 수 있는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WFP는 현재 미얀마에 50명의 외국인과 150여 명의 현지 인력이 구호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정도라고 밝혔다. 구호 활동이 어려워진 것은 미얀마 군사정부가 입국 비자 발급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해지역 전염병 창궐도 시간 문제로 보인다. WFP는 구호 활동이 신속히 이뤄지지 않으면 곧 콜레라와 장티푸스·뎅기열 등 각종 질병에 의한 대규모 희생자가 나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8일 구호 물자를 실은 유엔 수송기 두 대가 양곤에 도착했다. 수송기에는 피해지역에 보낼 식량과 약품 등 구호 물자가 실려 있다. 로이터통신은 미얀마 군정이 구호 물자를 수송할 미국 군용기의 입국을 허용할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홍콩=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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