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정 논란 유도회 “비디오 판독 도입 할 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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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끊이지 않는 판정 시비에 직면한 대한유도회(회장 김정행)가 비디오판독시스템 도입 계획을 밝혔다.

한국판 ‘세기의 대결’이라 부를 만한 이원희(27·KRA)-왕기춘(20·용인대)의 7일 경기에서도 편파판정 의혹이 불거지자 수습 차원에서 내놓은 방안이다.

조용철 대한유도회 전무는 8일 “경기마다 주심들의 평점을 매겨 기준에서 벗어나면 퇴출시킨다. 그럼에도 한계가 있어 비디오판독시스템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유도회가 구상하는 장치는 케어(CARE·Computer Aided REplay) 시스템이다. 컴퓨터를 활용해 애매모호한 상황을 다시 돌려봄으로써 판정의 정확성을 기하자는 취지다. 매트 사방에 비디오카메라를 설치해 놓고 경기 동영상을 컴퓨터로 전송시켜 판정 시비가 일어날 경우 활용하자는 계산이다.

현재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는 물론 유럽을 중심으로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 케어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그만큼 동작 하나하나가 다이내믹한 종목이라 심판이 놓칠 수 있는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조용철 전무는 “국제유도연맹이 성인대회에도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고, 이르면 이번 베이징 올림픽부터 적용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첨단과학의 도움을 받는다 하더라도 여전히 문제는 남는다. 시스템 운영은 사람의 몫이기 때문이다. 한국 유도인 중 4분의 3을 배출한 용인대는 심판 영역도 3분의 2가량 장악하고 있다. 10명의 심판 중 7명 정도가 용인대 출신이란 얘기다. 결국 유도회장의 공정 심판 의지에 달린 문제라는 지적이다.

한 유도인은 “재일교포 추성훈이 국내 유도계의 고질적인 파벌의식과 편파 판정을 극복하지 못하고 일본으로 귀화한 뼈아픈 전례를 유도인들은 되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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