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부정한 자세가 거북이목을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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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 처진 어깨, 수그린 고개는 피곤에 절은 직장인들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이들은 십중팔구 목과 어깨 결림을 호소한다.
척추전문 자생한방병원이 지난 2007년 목 주변 통증으로 내원한 환자 197명의 진단 결과 목에 통증을 느껴 병원을 찾은 77%의 환자는 ‘일자목 증후군’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밤에 잠을 자는 동안에는 증상이 덜한 듯하지만, 출근해서 일하기 시작한 지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통증을 느끼게 된다. 컴퓨터를 들여다보며 목을 앞으로 쭉 뻗고 어깨를 움츠리고 있는 것이 그 원인이다.

주로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사람에게 ‘일자목’ 유발

사람의 머리무게는 평균적으로는 4~5kg 정도다. 컴퓨터 작업을 하는 동안 머리는 점점 모니터 쪽으로 향하게 된다. 이때 목뼈와 근육은 기울어진 머리 무게를 잡기 위해 잔뜩 힘을 준다. 이러한 스트레스가 장기적으로 반복되면 C자형인 목뼈를 일자형으로 고착화시키며, 목 뒷부분의 인대와 근육을 늘려 목을 지지하는 구조물의 불균형 상태를 가져온다. 즉, 거북이처럼 목이 앞으로 쭉 빠지는 ‘일자목 증후군’이 나타난다.
바로 선 상태에서 귀의 중간 부위에서 아래로 쪽으로 가상 수직선을 그었을 때, 그 선이 어깨 중간점이 아닌 어깨 앞쪽 2.5cm가량 지점에 닿는다면 일자목 증후군이 진행 중이다. 5cm 이상이면 일자목인 상태로 볼 수 있다.
일자목 증후군에 걸리면 보통 목 근육 통증뿐 아니라 어깨통증이나 머리 울림도 함께 나타난다. 목 근육은 머리 근육 및 어깨, 등 근육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통증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퍼져 간다. 특히 여름이 가까우면 외근을 가기보다 냉방이 잘된 사무실에서 내근을 자처하는 사람들이 많아져 일자목 증후군 발생률이 더 높아진다. 여가시간을 PC방이나 집에서 컴퓨터 놀이로 보내는 생활습관도 큰 원인이 된다.

평소 바른 자세가 거북이화 예방

목과 허리는 이어져 있기 때문에 한 곳만 불균형해도 서로 서로 영행을 미치기 마련이다. ‘닌자 거북이’가 되는 것을 피하려면 컴퓨터 작업을 할 때 바른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일명 ‘의기양양’한 자세를 갖도록 해야 한다. 어깨를 뒤로 젖히고 가슴을 편 채로 앉는 자세를 취하는 게 좋다.
등받이가 있는 의자에 앉되 등받이의 각도는 직각보다는 10도 정도 뒤로 기울어져야 뼈가 변형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등받이가 직각인 경우, 허리의 휘어짐으로 인해 등받이와 척추가 서로 들뜨게 되고, 이때 허리를 억지로 등받이에 밀착시키면 등이 굽어지기 때문이다. 만약 등받이가 직각인 의자에 앉을 때는 허리에 쿠션 등을 괴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자목 증후군인 사람들은 특히 바라보고 있는 모니터의 높이를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선보다 모니터가 아래에 있을 때 목과 등이 자연스레 수그러지기 때문. 목선과 모니터 화면의 선을 옆에서 보았을 때 세로로 수평이어야 하며, 시선의 높이가 이보다 낮다면 모니터 아래에 책 등을 괴어 시선과의 각도를 맞춰주도록 한다.
잠을 잘 때는 엎드려 자지 않는 것이 좋다. 목이 장시간 동안 한쪽으로 돌려진 상태가 돼 낮 동안의 일자목으로 피로한 목을 더 아프게 한다. 높은 베개도 일자목을 악화시키는 원인이다. 베개가 없는 상태에서 누웠을 때 경추와 바닥 사이에 자신의 팔뚝 하나가 들어간 정도 높이의 베개가 일자목으로 인한 목 피로를 풀어줄 수 있다.

일자목을 유발하는 생활 속 나쁜 습관

-버스나 지하철에서 휴대폰이나 MP3과 같은 소형 디지털 기기를 목에 걸고 있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아주 가벼워 목에 걸어도 무게감이 적은 기기들이지만 습관적으로 목에 걸다 보면 목에 무리가 갈 수 있다. 목뼈 주위와 어깨의 근육을 긴장시켜 신경성 경부통을 유발하거나 근막통증후군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주의하는 것이 좋다.
-지나치게 작은 신발과 벗겨지기 쉬운 샌들은 무릎과 허리를 곧게 펴지 못하고 구부정하게 걷게 한다. 구부정한 자세는 목을 앞으로 내미는 거북목 자세를 만들어 목 근육에 부담을 주고 어깨 결림과 같은 통증을 줄 수 있다.
-신문은 일반 책보다 지면이 넓어 가정에서 신문을 볼 때, 바닥에 펼쳐 놓고 보는 경우가 많은데 신문을 바닥에 펼쳐 놓고 보면 눈과 신문의 거리가 멀어져 자연스럽게 목을 깊게 숙이게 된다. 매일 이런 자세로 신문을 보면 목과 어깨에 부담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일. 신문을 볼 때는 세로로 접어 눈높이로 올리고 보는 것이 좋다.
-여름철 자주 입는 홀터넥 스타일의 옷은 목선을 우아하게 보여주는 효과는 있지만 목 건강에는 좋지 않다. 목뒤로 끝을 묶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옷이 흘러내리거나 끈이 풀어질까 봐 나도 모르게 긴장을 하기 때문이다. 이는 목뼈와 주변 근육을 쉽게 피로하게 만들어 목 건강에 해롭다.
-휴일에 거실에서 TV를 보다가 소파 팔걸이를 베고 잠이 들거나 침대에서 높은 베개를 베고 책이나 TV를 보는 경우 목뼈가 앞으로 푹 꺾이게 된다. 이 경우 목 뒤쪽의 근육과 어깨 근육이 함께 늘어나기 때문에 뻐근하게 통증이 온다. 습관화되면 목 디스크의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
-등받이가 없는 상태에서 바닥에 앉으면 고개를 내밀고 구부정산 자세를 취하기 쉽다. 이런 자세가 반복되면 목 뒤 근육과 어깨 근육이 긴장되어 쉽게 피로하고 일자목이 생길 수 있다. 바닥에 앉을 때는 등을 벽에 기대거나 등받이 있는 좌식 의자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면도, 화장, 머리 빗기 등을 위해 하루에도 몇 번씩 보게 되는 것이 거울이다. 거울을 눈높이 보다 아래에 놓게 되면 자연스럽게 목과 허리를 숙이게 되어 목의 부담이 누적된다. 거울은 눈높이에서 수평으로 볼 수 있도록 달아두어야 한다.

일자목 예방 스트레칭 - 목을 뒤로 젖히기

-일자목을 교정하고, 자연스러운 C커브를 만드는 효과가 있다.

(1) 양 손의 가운데 손가락을 목 중앙 움푹 들어간 곳에 갖다 댄다.

(2) 목을 뒤로 젖힌 상태에서 10초간 멈춘 뒤 제 자리로 돌아온다. 총 3분간 실시한다.

도움말=자생한방병원 척추디스크센터 왕오호 원장

객원기자 최경에 doongjee@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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