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중앙대 인수 배경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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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는 지난주 두산그룹과 학교법인 매각ㆍ인수와 관련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8일 밝혔다. 인수금액은 1200억원 이상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산은 김희수 중앙대 이사장이 갖고 있는 일본 현지 학교법인에 출연하고 중앙대를 넘겨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대는 최근 흑석동 중앙대병원과 로스쿨 건물을 지으면서 부채 규모가 700억원대에 달해 재정난에 시달려왔다. 1987년 중앙대 재단을 인수해 이사장에 취임한 김씨는 재일교포 출신으로 84세의 고령이여서 한국에서 학교를 운영하기 어려워 학교를 매각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두산그룹은 왜 중앙대학교를 인수하기로 결정한 것일까.

중앙대 인수 배경에 대해 두산그룹 관계자는 사회공헌 차원이라고만 설명했다. 하지만 두산의 중앙대 인수배경은 다른 대기업의 대학 인수 배경과 크게 다르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학교법인은 공익법인이기 때문에 대기업의 지분 참여가 다른 업종 진출에 비해 상대적으로 쉽다. 무엇보다 대기업이 학교법인을 소유할 경우 다양한 세금 특혜를 받기 때문에 기업의 입장에서는 세금 부담을 덜 수 있다. 또 기업이 대학을 소유할 경우 사회공헌의 측면에서 기업 홍보 효과와 인재 확보라는 부수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현재 삼성은 성균관대, 현대는 울산대와 울산과학대, LG는 천안 소재의 연암대학, 진주 소재의 연암공대를 소유하고 있으며, 한화는 천안 북일고 및 북일여고의 소유 지분을 갖고 있다.

중앙대 매각은 14일로 예정된 중앙대 이사회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승인을 얻을 경우 교육과학기술부가 이를 통과시키면 중앙대의 매각 작업은 마무리된다.

김용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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