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 달 우수영화 방영 봇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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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산과 들이 황금색 물결을 이루는 10월은 문화의 달.가족과 함께 나들이 하기 좋은 때이자 부지런히 내면을 살찌우기에 알맞은 계절이다.
각 방송사는 이때를 맞아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시청자공략에 나서고 있다.KBS는 아예 10월을 「시청자의 달」로 정하고 시청자를 위한 대대적인 특별기획프로를 마련했다.여러 특집 가운데 한가족이 다함께 즐겨볼 수 있는 프로 의 꽃은 역시영화. ◇KBS=매주 목요일 심야시간대에 아카데미 수상작 한편씩을 방영하는 「아카데미 수상작 시리즈」를 특별편성했다.5일 첫번째 시간에는 코미디언 로빈 윌리엄스 주연의 『피셔킹』을 선보인다.『여인의 음모』를 만든 테리 길리언이 감독한 이 영화는성배를 찾아 뉴욕을 헤매는 미치광이 교수를 통해 감동적인 인간애를 구현한 어른들의 동화다.92년 아카데미 여우조연상(머세데스 루엘)수상작.
12일 밤에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진 해크먼 주연의 서부영화『용서받지 못한 자』를 방송한다.사실적인 이야기전개로 기존의 서부영화와 차별성을 갖는 아카데미 4개부문 수상작.19,26일에는 부부간의 갈등과 화해를 수채화처럼 담백하게 그린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영화기사와 꼬마 조수의 영화사랑을 담은 『시네마 천국』을 연속 방영한다.
◇MBC=매주 수요일 「심야극장」을 통해 우수영화를 집중방송한다.4일 방영작은 고두심.강우석 주연의 『자유부인』.90년작『자유부인』은 남편의 불륜과 결혼에 권태를 느낀 한 여인의 방황을 담았다.87년 강수연을 월드스타로 만든 베니 스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작 『씨받이』가 11일 전파를 탄다.또한 『뿌리』의 작가 앨릭스 헤일리 원작 『백인 노예 퀸』이 『미래의 묵시록』의 인기를 업고 18,25일 선보이는 미니시리즈.
『책읽어주는 여자』『황혼녀』『마리아 브라운의 결혼』『함정』등예술성 짙은 프랑스.독일.중국 영화들은 11월 프로로 준비된 명작들이다.
◇SBS=1일 방영된 『그랜드 캐니언』에 이어 「독일의 자존심」빔 벤더스 감독의 근작 『베를린 천사의 시』를 8일 방송한다.87년 칸영화제 최우수 감독상에 빛나는 이 작품은 인간세상에 내려온 다니엘과 가서엘 두 천사의 이야기다.15 ,22일 낮에는 스포츠정신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겨 보는 『불의 전차』와중국의 5세대 감독 천 카이거의 92년작 『현위의 인생』이 방송된다. 지난달 4일부터 방송시간 연장에 돌입한 각 방송사는 주로 남아도는 심야시간에 영화와 스포츠를 집중 방영해 「땜질편성」이란 비난을 받고있는 처지.하지만 중복편성을 피하고 작품의종류를 다양화해 운영의 묘만 살린다면 좋은 영화를 볼 기회는 많을수록 좋다.
〈鄭在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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